노동을 통해서 인간과 동물이 구별된다고 한 사람은 마르크스가 아니라, 하이에크도 보수주의자로 인정하고 있는 흄이었다. 또한 낮고 비천한지위에 있던 노동을 인간활동의 최상위에 올려놓은 사람은 노동을 부의원천으로 간주한 로크였다. 즉 노동가치설은 바로 보수주의 이론의 기본 태도인 것이다. 사실상 로크나 마르크스의 이론들은 모두 노동 가치설에 근본 바탕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이 갈라지는 것은, 로크가 노동을 생산성의 원천으로만 보았고, 따라서 그것으로부터 최대한의 경제적 가치를 이끌어 내는 것을 합리적인 것으로 보았던 반면, 마르크스는 노동이생산성의 원천이자 인간성의 표현이라고까지 간주한 지점에서이다. 이들 두 입장 가운데 어디에 서야 더 과학적인지는 말할 수 없다. 이는 그야말로 입장의 차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