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이렇듯 열정이 난무하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빚어내는 폭거와 또한 이러한 열정에만 곁들여 있지 않고 심지어 선한 의도나 정당한 목적이라고 하는 것들과도 어울리는 몰지각의 결과들, 즉 죄와 악, 혹은 또 인간정신이 산출해 낸 가장 영화롭던 제국들의 멸망을역사 속에서 눈여겨보노라면, 그리고 또 뭐라고 이름붙일 수도 없는 고통에 시달리던 개인들을 처절하리 만큼의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노라면우리는 다만 존재의 무상함에 대하여, 그리고 더욱이 이 몰락이 단지자연의 소치만이 아닌 인간 의지의 산물일 경우에는 한층 더 도덕적인비애와, 특히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선한 정신의 분노에 못 이겨서 그러한 광경에 대한 비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