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학의 입장에서 융의 논의에 해석을 가하면, 그리스 철학의 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의 사이에 이 문제에 관한 대립의 싹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볼 수 있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악을 육체의 병에 비할 만한
"영혼" 의 병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악을 범하는 것은 그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결함이나 교육상의 무지의 결과이다. 예를 들어,
체액의 작용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그의 생각으로는 인간 영혼의 신적인 부분인 "이성" (누스nous)이 육체와 결합함으로써 어리석음(아누스anous 무기력함)에 빠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견해는 그대로 현대의 정신의학적 견해와 연결되고 있다. 심층심리학의 입장에서 말하면, 무의식 영역의 힘이 의지의 지배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이성을 제멋대로 휘두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의지에 의한 노력이나 이성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되지 않는 악한 것의 힘이 사실로서 자립적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