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붕대를 감은 자신의 모습도 두 점 14-4) 그렸다. 그중 런던 코톨드 인스티튜트에 소장된 이 그림은 언젠가 친구인 밀리에(Milliet)가 가져다준 우타가와 쿠니사다 2세(Utagawa Kunisada II)의 우키요에를 각색해 배경에 그려 넣었다. 다친 귀가 왼쪽이 아니라오른쪽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잔뜩야윈 얼굴에 외투 색을 닮은 푸른 눈동자가 아프다고, 귀가 아니라 마음이, 그리고 세상이 아프다는 소리를 대신한다. 한 번만 깜빡이면 푸른 슬픔이 눈물로 고였다가 야윈 뺨을 타고 흘러내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