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이 현실에서 겪는 좌절은 지식과 정보의 부족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비유하자면 그것은조명의 문제이지 사물의 문제가 아니다. 지식과 정보량을 늘린다고 삶의 자세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지식의 축적이 곧바로 좋은 삶으로 연결되지 않음은 인문학자 자신의 삶이 보여준다. 게다가 장애인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장애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제도와 관행이 무엇보다 우리 시대의 인문 지식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인문학자 자신이 그런 지식의 생산자라는 것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