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 화폐가 세상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돈의 기원과 발전 과정, 부의 지도가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인데요.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에서의 돈부터 동전과 지폐, 은행, 보험 등의 탄생 배경, 투자와 투기로 인한 돈의 팽창, 그리고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해온 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요. 목차 먼저 보실까요?

 

​​

 

6장으로 구성돼 있고 세계문명과 각양각색의 돈부터 돈과 투자, 투기, 시민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금본위 체제와 국제통화 금, 달러, 전자화폐, 달러와 증권 버블의 대붕괴까지 다루고 있답니다. 저자 미야자키는 20여 년 넘게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해왔는데요. 2007년 퇴임 후, 중앙교육심의회 전문부회위원으로 활동하며 역사서의 저술에 힘쓰고 있다고 해요.

 

 

모든 물자를 자급자족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엔 곡물과 가축 등을 이용해 상품으로서 가치를 측정하고 교환하는 돈 대신 사용을 했지만, 상품 대 상품의 교환 범위의 한계를 느껴 ''이 만들어지게 됐어요. 금화나 은화처럼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 돈도 있었지만, 동전이나 지폐로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교환의 기준이 됐다고 해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금이 사용되었고,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은이 주로 사용되었어요. 중국에서는 동에 가치를 부여해 반량전을 만들었고, 송 시대에는 동이 부족해져 지폐인 교자를 발행했다고 하는데요. 책 전반에 걸쳐 돈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어요.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 강대국이 어디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돈의 흐름에 따라 패권국으로서의 지위 또한 결정됐다고 볼 수 있어요. 12~14세기에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대표하는 메디치 가문이 은행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문화 부흥을 이끈 르네상스의 기반을 다졌고, 15~16세기에는 신항로 개척과 신대륙 발견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부를 축적했으며 17세기에는 청어 잡이를 통해 해상 패권을 장악한 네덜란드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며 동인도회사라는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를 설립했어요. 17세기 후반에는 영국이 대서양 무역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은행과 보험을 탄생시키게 되죠.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진행된 프랑스의 시민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세계의 부가 영국으로 흘러들어갔는데요. 19세기 후반 중공업의 발달과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미국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산업혁명은 무역 구조도 크게 바꾸어놓았다. 산업혁명 이전 무역에서는 경제권마다 다른 상품이 부와 욕망의 원천이었다. 무역은 자신의 경제권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상품을 다른 경제권에서 가져다 파는 데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에는 도시의 공업이 소비의 욕망을 충족하고 확대해 자국에서 생산된 과잉 생산물을 해외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다. 경제는 밖에서 밖으로 팽창한다. 기업 경영자는 을 세계 규모로 회전시켜 이익을 창출했다. 바야흐로 이 세계적 규모로 활동하고 증식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p124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은 금리가 높고, 주가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에 투자 신탁이나 투자은행의 자금이 대량 유입되고 경기 흐름이 변하면 막대한 자금이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지는 특징이 있는데요. 급격한 통화 하락과 경제 위축으로 신흥국은 심각한 충격을 입게 돼요. 저자는 경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적 규모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일본의 거품은 결국 금리가 저렴한 엔화를 빌려 전 세계에서 투자와 투기를 벌이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투기의 세계화를 촉진하게 됐구요.

 

통화 위기의 기본 유형은 고도의 경제 성장을 거듭한 신흥국에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등의 돈이 대량으로 유입되며 시작한다. 개발 열풍이 일어나 수입이 증가하고, 국가 경제 수지는 적자인데 엄청난 돈이 유입되어 외환 준비액이 상승한다. 일종의 거품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계기로 자금 유출이 시작되면 통화는 하락하고 통화 유출이 연속으로 일어나, 통화 가치가 대폭락한다. 투자가는 동요하고 통화 가치의 폭락을 이용한 투기 자금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판을 키운다

 

p221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팬데믹을 겪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듯,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돈의 역사를 아는 것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에서도 1987년 주가 대폭락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해 금융 위기를 겪게 돼요. 이제는 한 나라의 경제 위기가 그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세계적인 경제, 사회 문제로 인해 하나로 이어진만큼 돈의 흐름을 알고, 세계사의 흐름을 알면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돼요. 단순히 돈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거쳐온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알면 앞으로의 흐름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