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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권민창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 한 편,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기록하며 SNS 수만 팔로워의 카운슬러가 되어준 권민창의 잠들기 전 꺼내먹는 '예쁜 말 처방전'이라고 해서 읽어 봤는데요. 저자 권민창은 행복은 출근길 달달한 바닐라라테 같은 것이라 생각하며 산다고 해요. 일상의 소소한 글로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믿으며 글을 썼다고 하는데요. 목차 먼저 보실까요?
크게 4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어요. 우리의 품격을 결정하는 말과 글, 사랑은 시간을 쓰고 싶어지는 일, 그 사람, 억지로 견디지 않으려고요, 그럴듯한 마침표보다는 행복한 쉼표를 이렇게 나눠 챕터별로 소소한 일상 속 일화를 바탕으로 저자가 느꼈던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하는 따뜻함으로 보는 내내 차 한잔 마시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답니다. 남의 마음을 신경 쓰느라 정작 내 마음은 돌보지 못한 “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는 여러 일상의 시행착오들을 통해, 저자도 하루하루 배워가고 있듯 우리도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격려해주자는 마음의 기록이랄까요.
삼겹살을 먹다가 갈비를 주문했는데 다시 삼겹살을 주문하자 불판을 번갈아야 하는 번거로움에 고깃집 사장님의 불평섞인 목소리에 같이 극단적인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사장님, 혹시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으신가요?"라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누군가 내게 힘든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그 정도는 괜찮지, 나는 더했어."하며 불평배틀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화장실 문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서있는데 나오는 사람이 문으로 나를 부딪히며 열어 부딪힌 나는 순간 사과를 했는데, 문 연 사람은 그냥 지나가버렸어요. 왜 나는 화가 날까요? 당연히 그 사람 잘못이고 내가 사과받기 위해 사과했는데 그 사람이 안하니까? 저자는 우리의 말과 행동은 상대의 어떤 반응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진심에 기반을 두고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요. 그 순간 온전히 내가 느낌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맞다고 말해요. 확실히 이런 경험은 많은데 되려 사과하고도 기분 나쁜 적이 있었거든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어떤 반응을 기대하는 일은 그만두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할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뜻밖의 시련이 찾아 올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도움이 필요해 청할 누군가가 간절하듯 나역시도 그런 상황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이왕이면 힘든 티, 짜증 나는 티를 내지 않고 말이죠. 상대방이 말을 할 땐 내 말을 하기보단 경청하고 공감하는 말이 상대의 가슴에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말을 할 때도 조심하고 배려하며 하자고 말하고 있어요.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메시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달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내 가치관이 소중하듯 상대방의 마음도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공감이 됐던 부분인데요. 상대가 내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고 모든 걸 공유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해요. 침대 위 인형처럼 항상 내 곁에 있어야한다고 여기면 상대방은 부담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는 거죠. 또한 지금의 연애가 내 마지막 연애인 것처럼 목숨걸고 하거나, 목매는 연애는 스스로에게 독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해요. 더불어 내가 알기 전의 사람을 만나기 전, 다른 사람을 통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 사람과 말 전달하는 사람이 잘 안맞았던 거지, 나와는 잘 맞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과 내가 잘 맞을 수는 없잖아요? 그냥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결국 날 좋아하고 내 곁에 있고 싶은 사람들은 남아 있을 거니까요.
운이 좋다면 단말기를 보지 않고도 승하차 카드를 찍을 수 있겠지만 매번 감에 의존해 찍을 순 없는 것처럼, 인간관계 역시 작은 상처는 한두 번 넘어갈 수 있어도 매번 그렇게 한다면 결국 상대방은 우리 곁을 떠나게 돼요.
p178
가장 공감이 됐던 부분인데요. 익숙하단 이유로, 소홀히 대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 사람을 잃은 후에야 그 사람의 빈 자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되니까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소중함을 표현하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해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우리 삶을 지탱해주고 있다구요.
내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사소한 것부터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하루하루 쌓아간다면 변화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해요. 어찌보면 머리로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다시한번씩 짚고 넘어가주는 예쁜 글귀들이 많이 있어서 차 한잔 마시듯 읽을 수 있어 좋더라구요. 저자는 타인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길 마다하지 않듯 나에 대한 존중 또한 잃지 않으려는 균형 잡힌 삶의 태도를 갖자고 말하는데요. ‘남에게 좋은 사람’과 ‘나에게 좋은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알게모르게 남들에게 받은 선의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고 나 역시 그 선의를 남에게 돌려주며 살자고 말하고 있어요. 상대가 무례하게 말했다면 직접 그 의도를 물으며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맞고, 상대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 여유를 베풀어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매일매일의 인간관계 속에서 정답은 없겠지만 서로가 편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처방전을 제시해주는 권민창의 에세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