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 -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관계 심리학
롤프 젤린 지음, 박병화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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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계를 아는 사람은 무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참 많이 와닿았는데요. 자기 능력의 한계를 가늠한다는 것이, 더 이상 밀어붙였다가는 몸에 탈이 날 것 같다고 느끼기 직전,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야하나'라는 자괴감이 들기 직전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지쳐 나가떨어지기 전에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더 발전하기 위해 어떤 힘을 키워야 하는지 준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 약점과 한계를 알고 그 앞에서 멈출 수 있는 결단력과 단호함이 있어야 스스로를 혹사시키지 않는다는거죠. 모두의 친구는 그 누구의 친구도 아니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나보다 남을 더 신경쓰느라 손해 보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책 '나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다'를 읽어 봤어요. 목차 먼저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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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경험했을 싫지만 싫다고 말 못한 경우, 내 감정보단 다른 사람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경우, 내 감정을 억압함으로써 우리는 몸에 고통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만성질환' 환자들의 공통적인 패턴이 바로 자기 욕구를 생각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욕구부터 충족시키려는 성향이라고 해요. 저자 롤프 젤린은 독일 최고의 관계심리 전문가로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30년 동안 인간관계에 치여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치유해오고 있다고 해요. 스스로를 혹사시키지 않는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여유와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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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불안감이라고 해요. 내 의견을 말함으로써 나쁜 평가를 받거나 동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되고, 무책임하다고 여길까봐, 상대방이 화를 낼까봐 못한다고 하는데요. 나를 희생하게 만드는 사람과 있지 말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만 곁에 있어도 충분하다고 해요. 나의 한계와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때 나와 주파수가 맞는 새로운 사람을 사귈 수도 있고 그들로부터 더 많은 이해와 후원을 받을수도 있으니 단호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어요.

 

 

한계침입자들로 인해 내 거절이나 잘못이 힘없는 자신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암시하며 나를 죄책감에 빠지게 하거나, 유난히 모범적인 사람과 나를 비교함으로써 슬픈 얼굴, 고통스러운 눈빛 등으로 나를 비난하는 것을 참을 수 없게 하는데요. 이런 의도적인 주입으로 생긴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면 실제 잘못과 상상의 잘못을 구별해야 한다고 해요. 태도와 얼굴 표정을 바꿔서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간단히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려주고 선을 그어야 내가 희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요.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상황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서 거리를 두고, 경제적이든 감정적이든 내가 도울 수 있는 상한선과 하한선을 결정한 후에 상대에게 다가가야 상대의 결핍에 휘둘리지 않고 도울 수 있는데요. 당사자에게 위기를 헤쳐나갈 능력유무도 확인하지 않고 돕는 것은 그런 기회를 뺏는 셈이며 동시에 나를 좀 먹는 오지랖이기 때문에 버려야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누구를 어디까지 초대할 수 있을지 적어보라고 하는데요. 현관까지, 주방까지, 침실까지 등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그들과 어떤 면에서 가까워지고 어떤 면에서 거리를 두고 싶은지 쓰면서 평소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이 있다면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그의 행동을 적고 참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보통 누군가가 기습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바로 대답을 해야할 것 같아서 생각없이 한 대답에 책임을 지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누구나 있을텐데요. 저자는 그런 경우 대답전에 "?"라고 물어보고 상대의 의도를 파악 후 나중에 대답을 하겠다고 미뤄도 된다고 하는데요. 친한 경우는 상관없지만 아닌 경우, 주도권을 빼앗겨 원치 않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고 해요. 처음부터 단호한 거절이 어렵다면 부분적인 거절로 시작해 능숙해지면 완전한 거절도 할 수 있어요. 전화통화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상대가 있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만 통화할 수 있다고 말한 후 응수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어요. 단호해지고 싶다면 단순하고 둔감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일일이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한과 분노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해요.

 

단호한 사람은 나뿐 아니라 남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공정하길 바라며 타인을 배려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지만 공격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은 남들보다 자기 자신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은 절대 피해를 입지 않으려고 하며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결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지의 여부라고 해요. 단호해지지 않으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또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요. 앞에선 즐거운 척 했으나 뒤돌아서서 상대를 욕하고 싶지 않다면 단호해지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은 어떤 이익을 위하여 건강을 희생하는 것이다

 

에드먼드 스펜서, 영국 시인

 

단호해지기 위해 내 한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신체 증상으로 한계를 인지할 수 있는데요. 내 한계에 훨씬 못미치는 쉬운 상황(능력 이하의 손쉬운 일만해서 지루한 상황), 한계를 넘어서 힘들었던 상황(능력 이상의 일을 맡아 지나치게 부담을 받은 상황), 한계 직전까지 갔지만 능력 범위를 초과하지 않아 성취감을 느꼈던 상황(주어진 일이 약간 도전적이지만 지나치지는 않았던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과거의 힘든 상황을 떠올리며 종이에 각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고 다 쓴 다음, 각 상황의 차이를 보면 되는데요. 상황에 따른 내 몸의 반응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상태를 깨닫고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해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인간을 만나며 내 감정을 숨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남을 배려함으로써 나 또한 행복해지면 좋지만 내게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계점을 찾아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이 나를 지키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해져야 내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공감이 가더라구요.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거나 싫어도 싫은티 내지 못하는 입장에 있어 선을 긋게 되면 관계가 멀어질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속앓이 한 적이 많았는데요. 이제는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있는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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