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일 - 출근, 독립, 취향 그리고 연애
손혜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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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른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인데요.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온전한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것은 바로 나를 먹여 살리는 일(출근), 내 살림을 챙기는 일(독립),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취향) 그리고 나를 반짝반짝하게 만드는 일(연애)인데요. 어른이 되고 스스로에게 요구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겨났고 그때마다 쓴 글들을 모아 비슷한 내용끼리 묶었다고 해요.

 

  저자는 자신의 책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배경화면처럼 틀어놓는 브이로그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읽으면서 진짜 그런 느낌이 든답니다. 뭘 배우고 싶어서 어떤 이론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서 읽는 책이 아닌 그냥 나와 같은 한 직장인이, 한 사람이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러 에피소드에요. 일상을 얘기하고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적은 내용이라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나는 어땠지?'하며 돌아보게 하는 부분도 있답니다.


  '독립'을 했다면 누구나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게'되고 모든 일을 다 '나 혼자' 오롯이 해야한다는 걸 알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 공감이 되는 내용이 많답니다. 특히 '수건'에 관한 내용이 그랬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거의 평생을 살아온 냐옹이도 독립한지 얼마 안됐음에도 거의 첫 달에 모든 걸 다 깨달았다죠. 참 편하게 살았구나 하는 걸요. 저자도 그 부분에 대해 수건 이야기를 해요. 놀러온 친구가 샤워 후 사용한 수건을 던져 놓으려고 할 때 반사적으로 막으면서 본인 스스로가 내 집에 규칙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요. 그래서 알게 되죠. 엄마는 엄마의 집에서 엄마의 살림을 했고 엄마의 물건, 엄마의 주방을 꾸렸던거구나 하는 것을요. 독립을 하는 순간 '내 살림'을 내가 꾸려가게 된다는 거죠.


  회사에 그 많던 맥심이 대부분 카누로 바뀌게 되면서 '취향'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출근 후 점심시간까지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맥심'이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나는 아직도 맥심이 좋다'라고 말하는 취향이 소수의 취향, 지나간 취향이냐고. 내 입맛에 맞으면 되는 게 아니냐고.

  냐옹이도 카페인에 예민해지기 전에는 맥심을 하루 3잔은 기본으로 마셨더랬는데 세상 카페인 예민녀가 된 이후론 아침 한잔으로 바뀌다가 그마저도 아메리카노의 맛을 알게되면서 갈아 탄 케이스거늘. 하물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맥심 안마셔본 사람이 없을텐데 마트만 가더라도 맥심보단 카누가 종류별로 많이 나와 있잖아요? 어렴풋이 커피믹스의 흐름이 바뀌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다들 프림과 설탕이 빠진 커피를 찾는구나 라며 대세의 흐름을 읽었더랬죠. 커피를 좋아하는 취향이 제각각이거늘 커피믹스 또한 어떠하리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굳이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하나요? 그냥 좋으니까 하고 싶으니까 맛있으니까 내 취향인거죠!


지금이 행복하다면 왜 계속 좌절되는 욕망인 연애를 꿈꾸며 그 때문에 간혹 불행을 느끼는가? 그냥 연애를 소망하지 않으면 되는데.

p228


  저자는 연애 없이도 주로 행복하지만 연애중이 아닌 상태에 죄책감을 느끼면서까지 여전히 연애를 소망하고 있는데 대체 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고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를 속여왔던 게 아닐까?'하는 의심도 들었다고 해요. 평생을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살아오면서 '초중고대-취업연애결혼'이라는 공식이 내재화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말이죠.


  비연애 상태는 남들이 한눈에 알아차리는 어떤 '하자'를 인증하는 것 같았고, 혹 그 하자가 곧바로 발견되지 않는다해도 찾아보게 만드는 신호 같아서 기가 죽었다고 해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생각이 많아졌는데요. '왜 연애하려고 할까?'하는 부분에 대해서죠. '결혼하려고?'라고 하기엔 결혼의 조건이 너무 맞지 않고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연애를 지속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결국 결혼이 아니니 결혼 문턱까지 가더라도 헤어지겠죠. 연애하면서도 속상해하고 스트레스를 받구요. 연애자체로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닌 상대와도 유예하면서 특별함을 놓지 못해 그런걸까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항상 듣는 말인 "좋은 소식 없니?" 기다렸다는 듯이 "있어요!"

"제가 건강하고, 굉장히 행복하다는 사실 전해드립니다."

이 부분도 무척 공감이 갔고 실제 사용중이어서 와닿았는데요. 가장 좋은 소식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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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이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시간을 반복적으로 살면서 나름의 허한 부분을 달래는 방법이 다양하잖아요? 저자는의도적으로라도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일을 만들어보라 하고 있어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들을 통해 공감하며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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