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윤지영 지음 / 끌레마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소개할 책은 마흔에 관한 주제로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쓴 #나는용감한마흔이되어간다 라는 책이에요~ 저자 윤지영은 5년간의 시간강사 생활을 하다 부산의 한 사립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다 40대 초반 안식년에 자신이 살던 집을 다 정리하고 1년여간 해외를 떠돈 뒤 돌아와 대학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어요.


내용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는데요.

​

1부. 어른 같지 않은 어른

2부. 기숙사 생활 자

3부. 마흔, 자기 탐색하기 좋은 나이

4부, 지도에 없는 길 걷기

​

그간 본인이 살던 삶에 대해 담소하듯 혼잣말하듯 차분하게 이야기하며 일상을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파트별로 산문시를 쓰듯 담아내고 있어요.

아파서 갔던 치과에서 관리를 어떻게 하라고 주의를 받았건만 당부를 무시하고 결국 사달이 나 다시 찾은 치과 선생님이 자신을 나무라거나 화내거나 배신감 운운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느낀점을 말하는 부분인데요. '사람은 원래 어리석고 좀처럼 변하지 않는 존재다, 그냥, 변하기 싫은 거다. 하던 대로 하는게 가장 편한 거다. 인간은 그런 존재인 거다.'라구요. 나조차도 변하기 싫어하는데 누구를 변화시킬 수 있냐는 말인가하는 거죠. 학생들에게 멘티들에게 열과 성을 다 쏟아 부어보기도 하고, 사무적으로 내 할 도리만 해보기도 하지만 나역시 학생이 되면 하던 대로 고집을 부리고, 적당히 하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다가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가는 식이라는 거죠.

정답은 없겠지만 그리고 내 눈앞에서 변하진 않을지라도 언젠가는 그 가르침 때문에 그의 삶이 변할 수도 있으니까 그 가능성을 내가 함부로 단정 짓지 않겠다고 해요.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겪을 수 밖에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늘 정리정돈을 해야하는 것을 머리로는 알기에 너저분한 것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고장난 물건은 바로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삶의 기본 값이 엉망진창, 어수선한 것임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물건이 고장나면 고치고, 고치기 귀찮으면 없는대로 살면 된다.' 고 해요. 살던 집을 통째로 정리하고 맡은 일을 모두 떠넘기고 훌쩍 떠나 본 경험으로 그렇게 살지 않아도 큰 탈이 나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하고 있어요.

​

항상 얽매여 있던 부분일지라도 내려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왜 그렇게까지 매달리고 없으면 안될 것처럼 행동했는지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지나고 나면,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비단 물건 고치는 일이나 정리정돈에 대한 예로 저자는 말한 거겠지만 그게 각자의 삶에서 어느 부분이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일부분이라도 내려놓으면 그리고 연습을 하면 염려한 것처럼 큰 탈도 나지 않고 내려놓은 것 이상으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더 늘려가고 싶단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어요.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이 내리막길인지 오르막길인지 결말 조차도 알 수 없지만 누구보라고 상영되는 영화가 아니니까. 내가 주인공이니까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내는 내 인생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여긴다고 해요.

​

누구 보여주려고 사는 삶이 아니니까!!

저자가 10개월간의 여행에서 깨달은 것은, 우주는 광대하고 나는 그 우주에서 먼지보다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이라고 해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우연과 찰나의 존재라고. 그 이후 '다음 생'을 기약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고 해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지만 간절히 바라고 주변에 알리고 당장 시작한다면 정말 별 것 아니라고. 마흔은, 성패를 신경 쓸 것도, 잘하고 못하고를 신경 쓸 것도 없이 오히려 탐색하기 좋은 나이라고 하고 있어요. 하다 안되면 "안 되면, 말고."

학부 시절 통금이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 몸이, 우리 마음이 그만하면 됐다고 말하는 통금에 대한 부분인데요. 밤새 술을 마시고, 오락을 하고, 책을 읽고, 친구와 술을 마시고, 클럽에 가서 춤을 춰도 뭐라고 할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거죠.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놀 수 있는 것도 한때라고. 그러니 마음이 동할 때, 몸이 허락할 때 마음껏 놀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진짜 통금은 내 몸과 마음이 정해준다라고. 전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이면서도 웃픈 말이에요. 다음 날 타격이 오니까 ㅋㅋㅋㅋ

마흔이 넘으면 생활 반경이 정해지니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도 많지 않고, 친구 없이도 인생은 그럭저럭 굴러 가요. 할일이 많기도 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니까 친구 사귈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거구요. 그러니 더 마음을 내서 초대하고 초대에 응하자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설렘과 경이로부터 차단된 세계에 갇히게 된다구요.

'각자의 마음'이라는 내용의 일부인데요. 사랑을 이유로 누군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기를 요구하는 일이 상대에 대한 사랑이 아닌 나의 이기심이라는 것을, 끝내 안 열려도 그냥 거기에 함께 있는 것이 사랑이고 우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고 해요. 쉽지 않은 일이고 잘 안되는 일이지만 각자에게는 각자가 하고 싶은 '내 마음'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저자가 여행을 간 곳은 사막과 암석 투성이였던 곳이 많아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고 해요. 어느 방향인지만 대략 파악하고 무작정 걷다 보면 목적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간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지도에 표시된 곳을 다녀오는 것이 여행의 목적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어요. 지도에 표시되어 잇지 않은 멋진 곳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고 지도에는 표시된 곳보다 표시되지 않은 곳이 세상에 더 많이 때문이라고 해요. 지도에 없으니 다시 찾아갈 순 없지만 내 기억 속엔 남아 있으니 상관없다고 해요.

​

아직 살아가고 있고 살아온 인생과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야해서 지도 없는 삶을 매읾매일 살아가겠지만 지도에 있건, 없건 어리둥절의 연속이라는 거죠. 늘 설레고 경이로울 순 없겠지만 세상과 차단하지 않으면서 끝없이 나를 탐색하며 살다보면 내 인생도 그리 나쁘지 않은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