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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담은 배 -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직접 읽지 않고, 별 총총 박힌 밤 하늘 아래를 물 위를 떠다니는 배를 보자면 참 한가롭고 평화롭고 따뜻하다. 책도 그런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잘도 비켜서 가버리는 내용이다. 뭔가 습습한 느낌? 그냥 읽노라면 마음이 물에 풍덩, 빠졌다가 밖으로 나왔더니 옷이 몸에 축- 늘어져서 끝도 없이 달라붙는 느낌? 분명 행복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게 과연 행복이라 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그런 내용. 짧게 끊어지는 글들은 보통 속도감 있다고 느껴지는데, 이 책의 짧게 끊어지는 글은 뭐랄까, 속도감이 있다기 보다는, 현실을 착실하게 보여주고, 읽는 독자로 하여금 흡수할 수 있게 하고, 또 뭔가 이건 뭐야, 라는 말을 중얼거리게 만들고, 또 가끔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고, 미궁에 빠지게 만들고, 벗어나고 싶은데 그만 읽기에는 뭐한, 그런 싸함을 준다고 해야 할까, 뭐 어떤 장면에서는 도통 진행이 막힌 느낌이 들고. 여러 오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느낌은 단 2개. 행복이라 할 수 없는 행복과 가족. 소설 내용 속에서 이 2개가 묘하게 어우러져 가슴이 묵직했다. <별을 담은 배>는 위안부라는 다소 예민한 주제를 이야기 속에 넣은 만큼, 작가 나름대로 전달하고 싶은 무언가가 다가와 음,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행복이라 할 수 없는 행복도 결과가 비극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당사자 본인이 행복했다면, 충분히 행복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시게유키의 말 그대로 "행복이라 할 수 없는 행복도 있을 수 있지." 인 것인지 읽은 나로도 많은 생각이 필요한 것 같다.
여러 점에서 가슴을 묵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