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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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태 작가의 <중력>을 읽었다.


우주에 가보고 싶다는 꿈을 가슴 한켠에 넣어둔 채,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던 주인공 진우에게 기회가 생긴다. 나라에서 우주인을 공개 모집하겠다는 공고를 낸 것이다. 다양한 시험들과 자신보다 조건에서 탁월한 경쟁자들을 이겨내고 우주인이라는 꿈에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 본 책의 큰 줄거리지만 그것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하게 해내고, 해내야 했던 노력들과 그런 과정 속에서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갈등에 갈팡질팡하는 진우의 고심과 선택이 서사의 중요한 골격을 이루고, 큰 줄거리가 그 위에 살을 덧붙여 하나의 묵직한 주제를 그려낸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로 빠지자면, 책을 읽으면서 권기태 작가님은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장이 매끄럽고 맛깔스러운 한편 군데군데 시에서 발견할 수 있을 법한 서정성이 곁들어져 하나의 주제를 완성함에 있어 더한 향기를 뿜내게 할 수 있는 향신료로 독보적인 역할을 해내신다.

자연의 생명성을 푸르름이 자주 등장하고 묘사되는데, 이것이 단순한 배경에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함에 있어 부드럽게 연결된다는 점 등이 감탄스러웠다.

책 뒷표지를 보면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라고 적혀 있다. 이 책이 꿈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즉 평범에 대해서도 소중한 답변을 꺼내놓는다. 책 437쪽에 "'우리는 무중력에서 오래 살 수가 없어요. 지상으로 돌아와야 해요. 우리는 잠시 비범한 둣이 주목받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때가 되면 평범으로 돌아와야 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책 442쪽에 나오는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야."와 연결이 되어 책의 주제를 아름답게 완성시킨다.

꿈과 그를 이루기 위한 노력, 그리고 설사 그 꿈이 스러진대도 꼭 슬퍼하고 비극에 젖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낸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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