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月: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여름의 초입인 유월. 이제는 제법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기에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반가워지는 때가 된다.
유월과 함께한 화가는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다.
사실 처음 시를 읽으면서 그림과 시가 어울리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다. 어찌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과 예스러운 시를 함께 해 놓았다니. 하지만 예상외로 보면 볼수록 부조화 속의 조화랄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표현한 그림은 담담하게 자신을, 세상을 이야기하는 시들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윤동주의 시 '쉽게 쓰인 시'를 보면 그의 고단함과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유월의 선선한 바람이 한 줄기 기쁨이 되었기를.
유월의 하늘을 본 적이 있는가? 박용철 시인의 '한조각 하늘'을 보면 하늘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네 벽 좁은 방안에 있는 마음이 뛰어'. 설레는 마음을 어쩜 이렇게 와닿게 표현했을까.
七月: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본격적 여름이 왔다. 그리고 비도 매일같이 찾아온다.
칠월의 시는 비에 대한 시가 많다. 그래서인지 슬프고 우울한 느낌의 시들이 많이 보인다.
여름밤에 오는 비의 쓸쓸함과 애처로움에 가슴 쓰린 시인의 마음이 찡한 감동을 준다.
칠월의 화가는 제임스 휘슬러다. 책에 수록된 그림은 주로 아름다운 여인과 풍경이 많았고 이 그림은 소개된 시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八月 :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쨍한 햇살이 떠오르는 팔월. 한가로이 물가를 거닌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팔월의 시에는 바다가 자주 등장한다. 뜨거운 여름이지만 시인들은 그 속에서의 기쁨을, 때론 쓸쓸함을, 안타까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팔월의 화가는 팔월의 강렬한 태양빛과 어울리는 화가 앙리 마티스다. 날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의 작품과 팔월은 환상의 짝꿍이 아닐까 싶을 만큼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