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황후 2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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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슈 황제가 나비에 황후를 두고 도망 노예를 주워와 정부계약을 맺고 결국 그 정부인 라스타가 임신까지 하게 되며 고구마를 선사했던 <재혼 황후 1>을 이어, 그 유명한 대사 "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재혼 황후 2>에 돌입했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라스타를 귀여워하지만 그 이상은 아닌 소비에슈. 어찌 보면 정략혼으로 맺어진 황후보다 더 애정이 갈 법도 한데 그가 질투하는 대상을 보면 그의 마음이 보인달까?

그는 라스타 근처에 있는 남자들에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황후 옆에 있는 카프멘 대공과 서왕국의 하인리 왕자를 보며 굉장히 불편한 심기를 내 비친다. 정부를 들여 임신까지 한 사람이 보이는 행동이기엔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어쨌든 황제는 두 남자에게 둘러싸인 황후를 내내 비꼬고 신경 쓴다.

현명하고 칼 같은 성격의 황후를 향한 마음이 그저 사업적 파트너십 정도라 생각했지만 실제 황제의 마음은 어쩌면 그것보다는 훨씬 깊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한 방향을 보고 같이 커온 동반자였기에 꼭 사랑은 아닐지라도 신뢰와 우정은 있었을거다. 그리고 어쩌면 그도 알지 못했겠지만 깊은 구석엔 사랑의 감정까지도.

하지만 그는 끝까지 이기적인 황제였던 것 같다. 아이도 지키고 나비에도 지킨다는 나름 큰 그림을 그렸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황후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인가? 특히 그가 드높은 황후의 자존심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획을 강행했다는 것이 더욱더 용서하지 못할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가 두 가지를 다 지킨다는 건 처음부터 어불성설이다.

반대로 서왕국의 왕이 된 하인리는 오로지 나비에만 바라봤다. 그녀를 자신의 퀸으로 맞이하기 위해 어떤 고난도 불사하려는 모습은 소비에슈 황제와 대비되어 더욱더 독자의 마음을 끌었다.

결국 황후의 오빠를 핑계로 이혼을 당하게 될 위기에 처한 나비에는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황후로만 길러졌기에 황제가 이혼을 계획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다.

그리고 하인리 왕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서왕국의 황후가 될 생각을 한다.

그녀는 사랑이 아닌 왕관이 필요할 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이혼을 하고 재혼을 계획하며 자신이 남편인 소비에슈 황제를 생각보다 좋아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2권도 결국 이혼은 마무리 짓지 않고 이야기가 끝이 난다.

이번에도 사실 여러 구간에서 고구마가 존재한다.

특히나 나처럼 남녀관계에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읽는 내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황제가 정부를 두고 그 정부가 황후를 이간질 시키는 것부터 짜증이 났고, 그것을 알면서도 봐주는 황제는 더더욱 못 봐줄 지경이었다. 물론 황후가 당하고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당한 것에 비하면 한참 못 미쳤기에 답답함은 여전하다.

황제뿐이나라 주변 인물들의 불륜도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이런 여러 답답한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은 역시 최고다. 욕하면서 보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정말 그들의 이혼이 그리고 나비에 황후의 재혼이 더더욱 보고 싶어졌다.

필요로인해 하인리 왕과 결혼을 결심한 나비에 황후의 새로운 삶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그녀를 보낸 소비에슈 황제와 라스타에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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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황후 2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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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고구마구간을 조금은 달래주었던 2권. 기다렸던 부분은 아직이지만 그래서인지 3권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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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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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부터 독자를 확 잡아 끄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그는 목요일마다 온다. 그날이 나의 날이다. 난 써스데이다.'

책 제목과 첫 문장으로 독자는 아! 하는 깨달음이 온다.

하지만 정말? 설마! 하는 느낌에 급하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주인공 이외에 그녀의 남편 세스에겐 두 명의 아내가 더 있다. 그는 일부다처제 주의자로 놀랍게도 주인공은 그것에 합의했다. 그래서 그녀는 오로지 목요일만 남편인 세스를 차지할 권한이 주어진다.

그녀는 그의 월요일과 화요일의 아내를 애써 정당화시키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은 처절함 그 차제다. 그녀가 아이를 잃었다는 게 남편이 자신이 아닌 아내들을 두어야 하는 이유라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세뇌시키는 것 같다.

나머지 아내가 누군지 그는 알려주지 않고 알려고 해서도 안되지만, 어느 날 남편의 주머니에서 발견한 병원 영수증으로 그의 나머지 아내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증은 그녀를 잠식시키기 시작한다.

그녀는 세스의 세 번째 아내이자 가장 젊은 아내인 해나를 염탐한다. 현재 임신 중인 해나를 몰래 만나면서 그녀의 손목에서 멍을 발견하고 세스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기 시작한다. 그의 첫 번째 아내까지 만나게 되며 세스라는 남자가 그동안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비정상적인고 폭력적인 사람임을 알게 되고 그의 위험을 임신 중인 해나에게 알리기 위해 분투하기 시작하는데.


책은 주인공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독자 또한 딱 그녀만큼만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처음에 그녀가 일부다처제인 남편을 용인하고 아내로 남아 있는 부분에서는 분노하면서도 그것을 세 명의 아내가 모두 동의했다기에 도대체 세스란 남자가 얼마나 대단한 남자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실제 주인공이 묘사한 그는 여자가 빠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춘 것처럼 보였다. 외모적인 면도, 여자가 듣고 싶은 다정한 말을 해주는 것도, 성적인 면에서도 만족을 주는 남자. 단지 문제라면 그에게 아내가 세 명이라는 것.

'난 당신들 모두를 사랑해, 서로 다르게 그리고 똑같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관계를 주인공은 유지하면서 남편 몰래 나머지 아내들을 찾아다니는데 그 과정이 너무도 불안해 보였다.

특히나 조금씩 보이는 세스의 폭력적인 면을 보면서 세 명의 아내는 그에게 속고 있는 것이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얘기치 못하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놀라움과 충격을 선사한다.

거의 마무리가 날 때까지 정말 이 모든 것이 주인공의 망상인지, 아니면 세스의 계략인지, 또 다른 삼자의 모략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결국은 정답은 그 모든 것의 복합체라 해야 할까? 그것은 책을 읽어보는 독자만이 알 수 있다.

마지막 부분까지 소름 끼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중 가장 못된 인간은 역시나 그들을 모두 가스라이팅하고 정신적으로 착취한 세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다음 책임을 묻자면 역시나 주인공인 것 같다.

후반으로 가면서 주인공 이름만으로도 나는 너무도 놀랐고 뜨거운 여름을 소름 끼치게 만든 완벽한 심리 스릴러였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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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포장마차 3 - 고독의 문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가일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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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만나는 신데렐라 포장마차.

작년에 1, 2권을 읽고 독특한 느낌의 추리 소설에 재미를 느꼈던 책이다.

형사답지 않은 재력과 독설을 장착한 형사 신영규와 기억을 잃은 탐정 김건, 그리고 프랑스 요리사 소주희, 프랑스에서 레메게톤의 비밀을 밝히러 온 신데렐라 포장마차 주인인 프랑수아가 다시 등장하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소주희가 일하는 프랑스요리 전문 레스토랑. 이곳의 셰프 윤보선은 프랑스에서 이미 분자요리로 인정을 받은 후 아버지의 나라 한국에 와서 실력과 외모로 언론에서는 물론이고 사업적으로도 성공길을 걷는다.

하지만 유독 그에게 딴죽을 거는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로 한국 유일한 미식 평론가로 인정받는 기명진이다. 그는 독설과 한식 깎아내리기로 유명한 인사지만 재벌집 후광을 입고서 승승장구하며 윤보선 셰프를 연일 깎아내리고 있었다.

점점 여론이 안좋아지자 사업적으로라도 기명진에게 꼭 인정받고 싶던 셰프는 그를 자신의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내보인다. 하지만 기명진은 처음부터 태클을 걸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메인 요리를 먹은 직후 돌연 거품을 물로 쓰러져 버린다. 황당한 사건에 모두들 당황할 때 윤보선 셰프는 갑자기 주방 기구를 모두 부수는 기이한 행동을 하고 결국에는 자신도 의식을 잃는다. 결국 기명진은 독으로 인한 사망으로 죽게 되고, 셰프 또한 의식을 잃은 상태가 돼 이 사건은 경찰인 신영규와 김건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갑자기 왜 그가 거품을 물고 쓰러졌는지, 누가 그를 죽이려고 했는지, 셰프는 왜 갑자기 주방 집기를 부쉈는지, 그와 같이 온 약혼녀라는 여자의 의뭉스러운 행동 등 모든 궁금증이 책 속에 빠져들게 할 수밖에 없다.


과학과 추리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독자를 사건 속으로 빠지게 하는 기술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전편과 비교해서 다른 점을 꼽자면 이야기가 좀 더 굵직해졌다고 해야 할까?

코믹과 가벼움을 조금 빼고 묵직함이 더해진 신.포. 3편.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단체 레메게톤. 이번 사건에서 살해된 기명진 또한 레메게톤의 멤버라는것은 아직 살아남은 자들의 위협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들의 실체는 아직도 미궁이다. 언제쯤 제대로 알 수 있을지 궁금함을 가득 안게 하며 이번 책은 끝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 외전이 참 독특했다.

고독이란 제목의 단편소설쯤 되는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재미나서 놀랐다.

정가일 작가가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 꾼인지 보여주는 외전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이제 고독의 문이 열리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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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 - 六月. 七月. 八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28인 지음, 에드워드 호퍼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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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편에 이어 이번엔 육, 칠, 팔 월의 시를 담은 여름 편이다.

봄편에서 감각적인 책 소개와 더불어 천재 화가들의 명화를 조화롭게 보여주어 이미 나를 반하게 만들었었다. 그랬기에 더욱 기대 되는 책 '열두 개의 달 사화집 여름'.

이번 책도 일단 받는 순간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봄편에서의 표지가 핑크핑크하니 첫사랑의 아련함과 설렘을 떠오르게 했다면 이번 여름 편의 표지는 비온 뒤의 싱그러움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것 같다.

여름 편은 어떤 시와 그림으로 우리를 사로잡을지 지금부터 만나보자.



六月: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여름의 초입인 유월. 이제는 제법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기에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반가워지는 때가 된다.

유월과 함께한 화가는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다.

사실 처음 시를 읽으면서 그림과 시가 어울리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다. 어찌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과 예스러운 시를 함께 해 놓았다니. 하지만 예상외로 보면 볼수록 부조화 속의 조화랄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표현한 그림은 담담하게 자신을, 세상을 이야기하는 시들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윤동주의 시 '쉽게 쓰인 시'를 보면 그의 고단함과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유월의 선선한 바람이 한 줄기 기쁨이 되었기를.

유월의 하늘을 본 적이 있는가? 박용철 시인의 '한조각 하늘'을 보면 하늘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네 벽 좁은 방안에 있는 마음이 뛰어'. 설레는 마음을 어쩜 이렇게 와닿게 표현했을까.

七月: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본격적 여름이 왔다. 그리고 비도 매일같이 찾아온다.

칠월의 시는 비에 대한 시가 많다. 그래서인지 슬프고 우울한 느낌의 시들이 많이 보인다.

여름밤에 오는 비의 쓸쓸함과 애처로움에 가슴 쓰린 시인의 마음이 찡한 감동을 준다.

칠월의 화가는 제임스 휘슬러다. 책에 수록된 그림은 주로 아름다운 여인과 풍경이 많았고 이 그림은 소개된 시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八月 :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쨍한 햇살이 떠오르는 팔월. 한가로이 물가를 거닌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팔월의 시에는 바다가 자주 등장한다. 뜨거운 여름이지만 시인들은 그 속에서의 기쁨을, 때론 쓸쓸함을, 안타까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팔월의 화가는 팔월의 강렬한 태양빛과 어울리는 화가 앙리 마티스다. 날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의 작품과 팔월은 환상의 짝꿍이 아닐까 싶을 만큼 잘 어울렸다.

시를 읽노라면 독특한 어휘, 특히 혀를 굴리며 순간순간 확 와닿는 어휘들이 있다.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닐 때도 있고, 어법에 맞는 표현이 아닐 때도 있지만 모두가 그 그 나름대로 문장에서 어우러지며 가슴을 살살 두드린다. 그 맛에 시를 읽고 또 읽는 거겠지 싶다.

요즘의 직관적인 시들과는 다르게 예전 시들은 한 번 읽어 얼른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실 자주 찾게 되지는 않지만 그림과 같이 볼 수 있는 시화집이어서 인지 천천히 곱씹어 가면서 읽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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