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편지"라는 제목처럼 여행자의 냄새가 물씬나는 책 표지를 접했다. 사진과 글이 수록된 작은 책이지만 두꺼운 엽서 같기도 하였다. 편안한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편안함을 뒤로하고 조금은 불편한 거리와 잠자리를 받아 들이며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등의 풍경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내가 바라본 시각으로 여느 여행자들의 글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을 바라봄에, 사람을 대함에 있어 고귀함을 잊지 않으려 하고 인간애에 자성의 소리들로 절절하게 내게 전해져 온다는 점이었다. 작가가 바라본 풍경들과 함께 보내온 마음속 글과, 원주민들과의 만남에서 모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애정을 깨닫고 인간에 대한 성찰들로 가득함이 다른 여행객들과의 다른 점인듯 하였다. 강가에서의 여행객들과의 맥주 나눔과, 흐르는 물에 실려 흐르는 보트타기의 모습을 읽으며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 볼때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친절하고 따뜻한 여행자 덕분에 나는 가만히 이곳에 앉아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여행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었다. P=147 서두르지 마세요. 급한 마음이 당신을 지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쇠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고 아직 찾아오지 않은 수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부러진 자를 보고 행복해지고 따뜻한 물 한 컵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나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보다는 내일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40쪽 정도 읽은 후 내게 불어닥친 회오리에 새삼스레 위 글이 가슴에 새겨졌다. 아픈자를 보고 위로받고 두발로 두 눈으로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것들에 가사하지 못했음을, 따뜻한 물 한컵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랄까. 작가는 깊은 성찰로 읽는 이에게 아름다운 풍경들과 가슴시린 사연들과 함께 또 하나의 자아를 발견하는 소통의 길을 보여준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