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한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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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에서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불륜" 이라는 단어였다.

내가 아는 갖가지 불륜을 생각하며 책을 펴보니 뒤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랄까.

책 안에 무언가 끈적거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다가 깔끔하고 담백함을 맛본 느낌이었다.

책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불륜" 의 의미는 성적일탈만이 아닌 인간의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

전체를 테마로 한다고 p=103 쪽에서 밝히고 있는데, 읽기 전 작가의 의도와 전혀

다른 상상을 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1부:조선여인들의 반란  2부:아름다운 불륜 3부: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한국사.를 다루고 있다.

병자호란후 청나라에 많은 부녀자들이 잡혀가 그들의 성 노리개가 되어야 했는데

호란이 끝난 후 조선으로 돌아온 여인들의 숫자가 5만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정절을 목숨처럼

여겼던 조선에서 다시 돌아온 환향녀들의 대한 대우가 어찌 했을지 나의 상상을 초월할듯 하다.

1638년 조선왕조실록 인조 임금 편에  당시 우의정의 장유의 며느리가 환향녀로 돌아와

장유가 아들의 이혼을 임금께 신청 했던 기록이다.

며느리가 차라리 죽기를 바랐을 시아버지와 다시 그 가문에 머물기를 바랐던 며느리의

기막힌 소송, 꿋꿋이 시댁을 지켰던 며느리,인조임금은 처음에는 윤허하지 않았으나 2년후

결국은 윤허했다고 한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아내를 지키지 못한 자들오히려 떳떳하고 당당했던 당시의

남성들을 보며 기록되지 못한 수 많은 여성들의 눈물과 한은 과연 어찌 풀릴까 하는 의문이 남았다.

 

"송강"정철을 사랑한 관기 강아의 사랑, 단 일년의 사랑에 평생을 두고 정철을 흠모하였지만

다시 그의 정인이 되지 못한 사랑에 정철의 매몰참이 가슴을 울렸다.

진정한 사랑의 깊이를 감히 무엇으로 잴 수가 있을까.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처럼 노국공주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결국은 나라마저 위태롭고

파국으로 치달은 행각을 벌이던 공민왕의 사랑과, 아름다움에 반하였지만 굴하지 않고 한 여인에게 베풀었던 역관 "홍순언" 의 인정이 나라의 안녕을 지키는데 일조를 하게 될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책은 우리가 생각했던 사랑과는 다른 의미의 사랑의 이야기를, 지나간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찾아 내어 

들려주고 있으며.작가가 직접 그 들의 묘소를 답사하여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잡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마 다른 이들도 나처럼 "불륜" 을 떠 올리다가  실소를 터트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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