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p=13  생각의 나라에는 길이 없어서 생각은 겉돌고 헤메었다.

생각은 생각되어지지 않았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생각은 아프고 슬펐다.

 

에세이집의 시작 "바다의 기별"에 나오는 김훈 만의 독특한 문체이다.

반가웠다. 이 책에는 김훈의 유년과 아버지에 대학 기억, 그리고 김훈의

소설의 서문과 에세이집 서문, 그리고 몇가지 상을 받은 수상 소감이

뒷편에 기록되어 있다.

 

그만한 나이에 사람들에게 유년의 기억이 기쁨과 행복보다 슬픈 사람들이 많이 있듯,

그의 유년 역시 그런 기억으로 남아 있는것 같았다.

역사의 질곡앞에 가슴에 품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 아파 하며 세월을 보내신

소설가, 또는 기자이셨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

기자시절 김지하 선생님의 출소를 취재하러 갔던  때  아이를 업고 언덕위에 나타난

故 박경리 선생님을  긴 시간 묵묵히 지켜 보았다던 비하인드스토리.

(말과 사물)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

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세계의 의미와 무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게 그의

글쓰기라고 말했다.

작가가 선택하는 신중했던 하나의 단어들이 울리는 꽹과리처럼

독자들의 가슴안에서 살아서 요동치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면 글의 중요성, 단어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글 한자를 위해서 고민하고 긴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우리가 타인의 글에 감동을 받는 일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처절한 단어와의 사투후에 독자에게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누군가와 대화를 했는데, 나의 생각에

백배의 용기를 주었던 글이 생각나서 들려주었다.

 p=147  그러니까 우리는 말을 할때, 글을 쓸때, 내가 말하는 것이 사실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의견을 말하는 것인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의견인지 혹은 아무런 사실을

바탕에 두지 않고 그저 나의 욕망을 지껄이는 것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말을 하면,

이런 말들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에 기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언어가 존재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입니다.

언어는 소통을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요즘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보면서

우리는 의견과 사실을 구분해서 말을 해야 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 에세이집을 통해서도 새삼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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