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동물원 1 - 불사조교파
조대연 지음 / 녹색문고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상상동물원>의 시작은 처음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비밀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고 있고. 지구의 마지막 날까지 그들을 하나로 묶어 줄것이었다"

이 책의 시작이 "보르헤스" 의 단편소설 <불사조교파>의 한 구절에서 유래한다. 로 시작되었다.

궁금해서 검색해 찾아 보았더니 비슷한 글이 있다.

(이상적인 세상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모든 일에는 결과가 없고 오로지 연속성을 가진 과정만

 있기 때문이다. ==불사조교파)

 

뻥! 뻥! 뻐버버버버벙,

137억년을 지나 20만년을 지나 어느 우주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고 주인공 미자가 있고

그의 아버지 복규일이 있다.

모든것이 작가의 상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우리들은 거대한 지구라는 별에 사는

동물원의 동물로 비유되고 있을까?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비례하여 진실 또한 가득하다.

p=22 진리는 늘 우리 주위를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그것과 마주치면 낯익게 느껴지죠.

마치 추리소설의 범인처럼. 그런데 사람들은 진리는 굉장히 심오할 거라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에

그걸 빤히 보면서 놓쳐버려요.

 

불사조교파, 투명호랑이, 우주에 떠 다니는 봉고차와 미자의 폭발적인 힘 등

등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내지 못하는 내게

이 책은  현실을 풍자하는 소설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태어나자 마자 험한 야생에서 이겨내기 위해 무리에 속해야 하는 인간,

그 무리라는 울타리가 개인을 보호한다는 대화,

다수를 따르면 대개 안전하다는 가르침, 그래서 군중심리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안겨 주는 것일까.

 

상상동물원 속에는 갖가지 삶의 문제인 현실을 자꾸 떠오르게 했다.

가진 사람들의 돈 놓고 돈 먹는 부동산 투기, 학생운동 이력을 팔아 부덕한 정치인이 된 서원경,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와 그  기사에 부화뇌동하는 사람들,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촛불 시위 장면들.

미자가 포함된 "자세븐" 얼짱들의 가차없는 폭력,

"자세븐"이 폭력을 휘두르던 그 골목의 봉고차와,

반쯤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이는 여성과 그 안으로 들어서는 추레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는 미자가 화가 날때마다 허벅지를 내려치는 것과 함께 반복되어진다.

골목길 안의 그 봉고차는 우주를 떠도는 봉고차의 어떤 상징일까.

매일 사람들과 부딪치지만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불사조교파의 중년남자.

평범한 우리네가 일상에서 부딪치고 헤어지는 우리의 이웃들이 아닐까.

나의 상상력 또한 날개를 달고 날아간다.

미자가 화가 날때마다 허벅지를 내리치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의 생각은 작가를 따라 잡기에 너무도 미흡하다.

 

어릴적 무협지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런 기분,

장풍을 날리고 공중에 몸을 날리던 무림의 고수들 이야기를

읽을 때의 그 느낌이 참으로 까마득했던 그 기억들이 불현듯 떠 올랐다.

무협지를 읽을때면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고 얍! 기합도 넣고 그랬다.

상상 동물원은 왜 내게 그런 기억을 떠 올리게 했을까.

1권으로 시작 되었으니 2권을 기다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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