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 기업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가격의 비밀
요시모토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경제 서적 참 많다. 서점에 가면 널리고 널린게 생활 속 경제서적이다. 막말로 신간코너에 있는 책 중 반은 '돈'에 관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물가도 오르고, 먹고 살기 힘들고, 돈은 안모이니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돈'에 모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그 많은 책들 중 과학적인 법칙에 근거하여 경제학을 말하면서 생활에 적용하라고 가르치는 '논리적'인 책은 과연 몇개나 될까?

이 책이 그 유일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한 챕터만 읽고 나면, 책 표지에 있는 "이 책을 읽는 것은 자산관리 전문가를 당신 옆에 두는 것과 같다" 라는 문구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부분이 아닌 전체 경제기반을 설명하면서 너무나 과학적인 법칙에 의거하여 결과를 산출해내고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대부분의 법칙은 경제학개론 에 나오던 전문지식들을 아주 단순하게 축소시켜 설명한 것들이다. 경제학 책을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반복해서 읽다보면 저절로 이해가 가게끔 만들어놓았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대부분의 학교가 그렇겠지만, 경제학은 경영학의 베이스이기때문에 필수전공으로 이수해야한다. 경제학 영문원판도 어려웠지만,  600페이지에 달하는 해설판은 나를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런 책이 진작에 나왔으면 시험때마다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도 됐을 텐데.....그저 안타까울뿐이다ㅜ_ㅜ)

'논리적'인 책이지만, 아주 '실용적'이다.
내 친구 중에  A라는 아이는 절대로 다이소(천원샵 체인점명)에 가지 않는다. 그 곳의 물건이 싼 것은 원가가 싸기 때문이고, 원가가 싸다는 것은 질이 별로 좋지 않다는 일반적인 이유에서였다. 나도 정말로 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그곳에서 물건을 사지 않았다. 그런데 chapter4의 「100엔숍 물건이 저렴한 진짜 비밀은?」을 읽고 난 후 사무실의 사무용품까지 다이소에서 사게 되었다. 
예를 들어 접시나 머그컵을 사러 다이소를 가면 '천원값어치만큼 하네' 라는 생각이 드는 저질의 물건도 있지만,  '이건 진짜 쓸만한데?플라스틱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싸지?' 이런 생각이 드는 물품이 있다. 타점포에서 만원으로 표기된 물건임에도 물류비용의 절감, 반품비용의 절감, 비수기의 활용 등 갖가지의 상황이 가격을 낮추고, 또 낮춰 1000~3000원의 가격대를 만든다. 환불이 없기 때문에 도매가에서 반품 및 교환에 드는 비용을 빼고 넘겨받는 물건. 놀고 있는 공장에 수주를 주어서 만드는 물건. 재고를 두지 않기 때문에 물건보관 및 물류창고설립비용을 절감해서 싸게 파는 물건.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아주 합리적이고 지극히 당연하다.

아니, 사실 감동받았다. 심화전공이 생산공정과 물류였기 때문에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생산공장의 경우 일단 설비를 들이고 나면 생산을 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유지보수비가 끊임없이 들어가기 때문에 , 많이 생산하든, 적게 생산하든 일단 생산하기 시작하면 비용은 같다. 대량생산을 하지 않을 바에야 기계설비자체를 들이지 않는 것이 낫고 백화점에서 이러이러한 상품을 만들어라...하고서는 실제로 몇 백개 정도밖에 주문하지 않으면 공장입장에서는 대단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천엔샵에서는 이 공장이 주문량을 소화해내고 노는 동안에 똑같은 고품질의 물건을 백화점보다 몇십배나 많이 주문한다. 공장주로써는 더 생산해도 공장유지에 드는 비용은 별로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개당 아주 싼 가격에 넘겨주게 된다. 생산에 들어가는 재료비는 크게 감안하지 않았지만(실제로 많이 차지하지 않으므로)  다이소에서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기에 그 곳의 물건도 저질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책이 나를 설득해준 덕분에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모두 여덟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위에서는 챕터 하나만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무조건 아껴라,감성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등의 지시어만 있는 책들은 내팽겨치고, 우리의 이성에 호소하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자. 생각의 반전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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