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여행 - 나를 찾아 떠난 영혼의 기록
폴라 다시 지음, 안진이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알고 싶다. 나는 왜 그렇게도 자주 나를 바꾸려 하고, 남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며, 남에게 인정을 받으려 할까? -143p-

 나는 알고 싶었다. 내 마음을. 하지만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걸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마음을 무시하고  내가 머릿속으로 정해놓은 삶의 모양대로 살아가며 내가 짜놓은 꿈대로 모든게 이루어지길 바라며 꿈을 향해 달렸다. 가끔씩 마음이 아리고, 이유모를 슬픔에 잠기고, 괜시리 눈물이 났지만 아프면 아픈데로 두 손을 꼭쥐고 계속 걸었다. 그리고 지금, 열심히 걷고, 달리고 앞을향해 나아가고는 있는데 이 방향이 맞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모든게 혼란스럽다. 여기 이대로 시간을 멈춰두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 오늘같은 날, 폴라 다시와 함께 내 내면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의 저자 폴라 다시는 스물일곱의 나이, 결혼한지 약 2년 반만에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고 괴로워한다. 뱃속의 아이와 단 둘이 남겨진 폴라는 과거의 고통을 짊어 지고 절망 속을 살아간다. 고통을 이겨내려 노력할 수록 자신의 힘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결국 어떻게 해보려는 노력도, 집착도 다 내려놓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그녀는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고, 딸 베스도 순산한다. 절망을 이겨낸 그녀는 책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강연회를 하며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며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아간다. 그것을 하늘의 뜻이라 여기며...... 그러다 서른넷, 단핵증에 걸리고 일년이라는 시간을 육체적 고통과 싸우며 자신의 진짜 병은 육체로부터 오는게 아님을, 자신의 영혼이 아파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스물여덟,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의 식구들이 친척모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연륜이 많으신 어른들의 지혜를 얻고자 모임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추억속의 자신을 만나고 과거의 그녀를 놓아주고, 현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약간의 탐색기를 거친 후 그녀의 나이 마흔, 새로운 자신을 찾아 피정 길에 오른다. 자신의 신앙을 성숙시키기 위한 피정은 자연 속에서 사흘간 홀로 단식하다가 사흘째 날 저녁에 밤샘 묵상으로 마무리되는 일정이었다. 피정의 기간 동안 그녀의 마음은 두려움과 떨림, 외로움, 감사 등등의 복잡한 감정들이 오락가락 하지만 둘째날 찾아온 폭풍우에 그녀는 버림받은 기분을 느낀다. 그러다 불쑥 그녀 마음 깊은 곳에서 한가지 질문이 던져진다.

 "폴라, 내 존재를 느끼지 못할 때도 나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 확신을 주는 대답이 없어도 나를 믿겠느냐? 내가 하는 일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나를 믿을 수 있겠느냐?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겠느냐?"

 이 질문을 통해 폴라는 신이 자신안에 계시다는 걸 깨닫고 기도한다.  그녀는 아직 폭풍가운데 있지만 깨달음을 얻은 그녀의 내면은 평안을 느끼며 깊은 잠에 빠진다. 셋째날 그녀는 자신이 너무도 축복받은 사람이란걸 느끼며 그 의미를 기리기위해 그녀의 기억과 가슴속에 기록을 남긴다. 피정을 마치며 그녀는 폭풍의 일부가 되는 법을 배우고 난 후에야 두려움이 믿음으로 바뀌고, 그녀가 찾으려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모든 것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며, 진리를 알아가며 놀라는 중이다. 

 폴라가 자신을 찾아 떠난 내면의 기록을 통해, 나 또한 내 내면을 돌아보며 위로를 받고 치유를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도 울었다. 그녀의 진심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리라. 구체적인 사정은 제각각 다르지만 우리는 삶의 기로에서, 신앙의 길 위에서 모든것에 한없이 감사하다가도, 느닷없이 버림받은 기분을 느끼기도 하며, 심한 감정의 기복을 안고 살아간다. 큰 깨달음을 얻은듯 싶다가도 어느순간 나 자신을 내팽겨쳐버리는 것은 자꾸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 인 것같다. 내가받은 축복을, 내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하나님이 늘 나와 함께하신다는 걸 잊어버릴 때 절망은 불현듯 찾아온다. 빠르게 우리를 몰아가는 현시대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내가 아니라 진짜 자 자신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나 자신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육체와 영혼이 하나되어 폭풍이 몰려오면 폭풍의 일부가 되는 법을 배우고, 신의 존재, 나의 존재, 끊임없이 살아움직이는 자연의 존재를 늘 되새기며 기억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스스로의 삶을, 세상을, 더 많이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지쳐있는 사람, 정말 바쁘게 열심히 사는 사람, 진짜 쉬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 위로가 필요한 사람, 즐거운 사람, 슬픈 사람 등등 세상사람 모두가 이번 여름엔,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으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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