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라이프를 꿈꾸며
타키노 미와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방학을 맞아, 그것도 여름 방학을 맞은, 평범한 대학생의 평범한 수준 이상의 게으름이란 이런 것이다 라며 겔름뱅이에의 길을 걷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묘한 동질감과 양심의 가책과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와 그 계기가 계기로만 끝나는 나 자신에 대한 합리화 범벅을 제공했다. 슬로 라이프란, 게으름을 예찬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수제','자연친화적인','패스트푸드의 반대 유기농 같은 것'을 생활에 실천하는 방식이란 느낌을 풍기는 신조어 였기 때문에, 쌓인 책으로 통로를 미로로 만든 방, 봉지라면으로 때우는 끼니의 요즘의 나(원래는 안 그렇다며)에겐 잔소리 격이라 보는것도 괴롭고, 귀찮기만 했는데, 방학의 마지막 주가 되니, 부랴 부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나이기에, 이 책은 대단한 참고가 된다..는 건 거짓말이고, 이 책의 장점은 작가인 타키노 미와코씨가 어떤 계기(.?)로 인하여 실천하기로 맘 먹은 슬로라이프의 '의외로 잘 해내, 앞으로도 쭉 계속 하고 싶은 것','알고나니 괴로운 것'같은것들의 적나라한 모험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슬로라이프의 예찬에 그치지 않고,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을 들였다는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방 청소 잘 하고, 식사 질에 신경쓰고, 인테리어에 조금 신경 쓰는 정도의 누구나 잘 실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여기에 더해서 재활용 장터에 나가서 내가 안 쓰는 책이나 물건을 나누는 내용이라던지, 손수 보습제를 만드는 내용은 실용적이었고, 고양이에게도 건강식을 먹이려 이런 저런 시도를 하지만, 입맛 까다로운 고양이가 답싹 달려든 음식은 결국 비싼 회 였다는 웃기는 일화도 있어서, 남녀 노소 게으른 여러분이 읽기에 부담없고, 이미 부지런히 슬로 라이프를 하고 계신 분이 읽기에도 잔잔한 재미가 흐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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