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루시 바턴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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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아이들이 느끼는 상처를 아느냐고? 나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아이였을 때 품게 되는 아픔에 대해, 그 아픔이 우리를 평생 따라다니며 너무 커서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 그런 갈망을 남겨놓는다는 사실에 대해 내가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것을 꼭 끌어안는다. 펄떡거리는 심장이 한 번씩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끌어안는다. 이건 내 거야, 이건 내 거야, 이건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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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성 없는 소립자들
전경린 지음 / 섬앤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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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한마디로 이 삶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개인의 욕망과 세계 사이의 긴장과 미궁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과 시각과 문체로 질서화하여 보편적 진실을 얻어내는 언어예술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존재의 고통이 가장 첨예한 현실의 한 지점에서 출발하여 현재를 의심하고 구체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극복하거나 부정하거나 초월하면서, 방황하는 존재의 새로운 자리를 모색하는 작업, 그를 통해 세계의 부조리와 불가능성, 혹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의 전혀 새로운 모습, 새로운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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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리처드 J. 번스타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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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삶은 짧지만 그 숫자는 끝이 없고, 그들은 무슬림이고 익사자들이며, 수용소의 중추를 형성하고, 익명의 군중이며, 끊임없이 갱신되고, 침묵 속에서 행진하고 노동하는 비인간들과 항상 동일하며, 그들의 내면에는 신적 불꽃이 죽어 있고, 이미 너무나 공허해 진정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자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살아 있다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그들은 죽음에 직면해서도 죽음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피곤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아무런 공포를 품고 있지 않아,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을 죽음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얼굴 없는 그들의 현존이 내 기억을 채우고 있기에, 만일 우리 시대의 모든 악을 하나의 이미지에 포함시키려 한다면 나는 내게 친숙한 이 이미지를 선택할 것이다. 한 여윈 인간, 머리를 떨어뜨리고 어깨는 굽어진, 그의 얼굴 위에 그리고 그의 눈에는 단 하나의 생각의 자취도 보이지 않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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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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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증명을 어떻게 풀었는지 안다면, 왜 계속해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하나의 대답이다. 그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단 한 번이라도 확신을 갖는 것이다. 증명은 우아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납득만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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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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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운 한 가지는." 그녀는 말했다. "아직 그 일이 생생할 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거야. 아니면 절대 이야기하지 않게 될 거야. 어떻게 그 이야기를 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 왜냐하면 더 오래 기다릴수록 그건 점점 더 힘들어질 테고, 안에서 곪을 테고, 넌 언제나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 물론 그 생각은 잘못된 거지만, 그래도 넌 언제나 그 생각을 할 거야."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지만, 다음 날 애너가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면 고개를 젓고 돌아서서는 애너가 불러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버렸다.
 "주드." 한 번은 애너가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널 너무 오래 내버려 뒀어. 이건 내 잘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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