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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를 위하여 1
이강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소프트하게 각색했다고나 할까. 아니 조금 더 치기어린 주인공을 내새웠다고 해도 좋겠다. 영향을 받은 것이 눈에 보인다. 댄디하면서도 쿨한 주인공(물론 고독하다)과 마음에 상처하나를 갖고 그 상처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오히려 튀어보이도록 노력하는 그녀도.
자신들의 고독한 마음을 알아차리지도 못한채, 그냥 친구사이로만 남아있던 그들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이 만화의 전부이다. 그러니까 청춘의 소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주인공인 진홍이가 이런저런 여자들을 만나지만 결국 함께 하는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둘뿐이다.
스무살이 갖는 이성에 대한 환상과 이루지 못하는 풋사랑에 대한 좌절,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특히 상처받지 않기 위해 저절로 쓰게된 캥거루의 얼굴은 기발하다. 마치 얼싸한 청량음료의 뒷맛처럼 여운을 남기는 것이 꽤 좋다. 다만 2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는 내가 이 만화를 한발 뒤에 서서 보는 이유는 이미 나이가 들어서일까. 스무살, 그들의 격정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