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와 보르헤스에 버금간다는 마누엘 푸익의 대표작인 '거미여인의 키스' 하지만 그렇게까지 느끼지는 않았고 다만 그 구성이 상당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몇편의 영화를 그 뼈대로 삼아 문구 그대로 냉정한 게릴라와 낭만적인 동성연애자를 주인공으로 그들이 서로 공감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에서는 영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동성애자가 화자이고 게릴라는 청자라는 의미심장한 관계로서 전자가 후자를 '유혹'한다. 영화라는 텍스트를 살도 붙이고 바꾸기도 하면서 분위기를 유도하며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공감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문학이라는 '고급 텍스트'가 영화라는 '대중적 텍스트'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중 문화의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솔직히 그다지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한 것은 나의 문학적 소양이 너무나 일천한 것이어서 그런 것인지......이야기 자체는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르케스나 보르헤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감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