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코보라는 작가의 이름은 들어본적도 없다. 하루키나 요시모토 바나나는 알아도 다른 작가들은 잘 모른다. 보통이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히 인간의 부조리와 존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문득 일본이 부러워지는 것은 내 착각일까?작품은 '남자'가 곤충 채집을 떠났다가 영영 실종되고마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자'는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 새로운 곤충을 찾아 사막으로 떠난다. '남자'는 모래를 퍼내야만 유지할 수 있는 기이한 부락에 도착하고 부락 주민들의 계략에 빠져 모래 구덩이에 빠져 구덩이에 있는 집의 주인인 '여자'와 함께 평생 모래를 퍼내야하는 운명에 처한다. '남자'는 발버둥도 쳐보고 협박도 해보고 애원도 해보나 결국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포기하고야 만다. 벗어날 수 없는 모래,벗어나고 싶지 않은 모래,까끌한 모래,입안에 도는 모래의 맛,촉감.'남자'는 일탈을 꿈꾸었으나 영원한 탈출을 한다. 벗어나기를 그렇게 염원하면서도 벗어나기를 그렇게 거부하는 모순을 보인다. 인간의 비참함이 부각되며 머리속엔 물음표만이 떠돈다. 모래가 머리속을 비비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