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6
강상중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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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0 / 인문학]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강상중. 김수희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6)

문학이란 그 자체에서 해답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학은 독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것입니다.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쓰는지,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를 생각함으로써 다양하고 풍요로운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60)

올재클래식스를 닮은 이와나미문고. 아니, 이와나미문고처럼 올재클래식스를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가볍고, 저렴하고, 유익한 책, 거품을 빼고 실속만 담은 이런 책이 좋다.

재일한국인 2세이자 197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일본 이름 ‘나가노 데쓰오’를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저자는 재일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되었다. 박학다식과 논리적 말솜씨를 갖춘 명사이지만 우리에게는 ‘고민하는 힘’(사계절)으로 더 유명하다. (한국일보 2017.12.16 기사)

일본의 대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3가지를 곱씹어 쉽게 풀어쓴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중고등학교 문학 참고서처럼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문학을 두려워하는 내가 읽기 버겁지 않고 재미있었다.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 다른 저자의 의도나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는데 강상중이 콕 찍어준 설명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좀 더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하나밖에 읽지 않아 이 책 전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문학에 대한 부담감을 놓을 수 있고 새로운 소설도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으니 강상중과 이와나미문고 책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소설 읽기가 두려운 사람이라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이제 막 입문하여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강상중의 나쓰메 소세키를 향한 시선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덩달아 강상중에 대해 궁금해져 그의 책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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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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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49 / 인문학] 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완웨이강. 이지은 옮김. 애플북스.

한국, 일본, 미국, 독일 말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소설이나 에세이 말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다른 문화, 생각, 사고방식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해결해주기에 충분했다. 완웨이강은 중국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물리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성적, 과학적 사유에 바탕을 둔 글을 쓴다. (책날개 참고) 이과형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사를 담은, ‘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는 중국인이지만 중국과 미국에서 터득한 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의 글을 담고 있다.

내 마음과 딱 맞는 인문학책을 찾기 어렵다. 책도 너무 많고, 사람들 개인차도 있다 보니 나와 딱 맞는 책을 찾기는 서울 밤하늘에서 진짜 별 찾기만큼 쉽지가 않다. 지식만 가득하여 너무 어려운 책도 있고, 수박 겉핥기처럼 가벼운 지식만 가득하여 지루한 책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와 궁합이 잘 맞았다. 원작자의 글이 좋았는지 번역자의 능력이 좋았는지 두꺼운 무게에 비교해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1장은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2장에서는 교육과 빅데이터 등을, 3장은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4장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이공계 전문가가 바라보는 사회문제들에 관한 이야기로, 객관적이며 분석적이다. 동양사상의 메카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물리학자인 저자가 서구 교육 시스템을 받으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책으로 엮었다. 이렇다 저렇다는 결과론적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복잡한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나침반 같은 중심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시대의 지식인(지혜지)의 가장 기본적인 교훈은 고슴도치가 아닌 여우가 되어야 한다. (...) 세상은 의견과 생각을 제공해줄 수많은 고슴도치를 항상 필요로 하지만, 과학적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고슴도치의 역할은 바람잡이나 도구에 불과하다. 여우야말로 날로 복잡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 (20)

저자가 이야기하는 ‘지식인’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 지식인을 말한다. 결국 여기나 거기나 사람 사는 덴 다 똑같고 모든 것은 사람이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일이다. 자본주의 국가에 사는 이상 손에 잡히지 않는 경제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 한다. 주위의 흔들림에 영향받지 않으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현대 지식인의 이야기지만 고전문학 같은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자기계발서와 같이 선택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 책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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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 알면 돈 되는 신나는 부동산 잡학사전
김학렬.배용환.정지영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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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47/ 경제경영, 재테크]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부동산 관련 업종에 종사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드라이브하던 동네 주변 아파트 시세를 물어보고 평가하며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나누길 즐겼다. 건물 하나만 있어도 웬만큼 먹고살기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럴만한 밑천을 갖고 있지 않아 투자 같은 건 내 일이 아니었다. 성인이 되었고 전세든 월세든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고 어느 지역에 터전을 잡아야 할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부동산 입문서로 읽기 좋은 이 책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대략적 특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팟캐스트 진행자로 모인 세 명의 저자는 각 지역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투자가 아닌 나와 내 자녀까지 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부동산을 알아본다면 좀 더 수월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다산북스의 책답게 가볍게 읽기 쉽지만, 이 책만 읽고 특정 지역을 선택하고 원하는 매물을 찾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깊이가 가볍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매까지 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더욱 전문적인 서적을 참고하거나, 더욱 몸으로 뛰어야 할 것이다. 입문서로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전국구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수도권 외의 지역은 나와 있지 않아 아쉽지만, 꾸준히 준비하고 연구하면 좋은 매물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이 책에 나오지 않은 정보들을 챙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모두의 꿈이자 목표인 내 집 마련은 -또는 투자는 - 책을 보고 공부해야 할 만큼 이렇게도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공부한다고 내 집을, 좋은 매물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선택의 폭은 내가 만드는 것이니 읽지 않고 공부하지 않은 것보단 하나라도 더 접하고 알고 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내게 꼭 맞는 진짜 내 집을 어서 구할 수 있기를.

자신의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자영업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장이 열심히 일해야 돌아가는 1인 기업, 2인 기업 구조는 사업이 아니라 자영업이지요.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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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 과학 -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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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45/ 인문, 심리] 우울할 땐 뇌 과학. 앨릭스 코브. 정지인 옮김. 심심출판사.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그냥 행복해하자. (70)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라 답하곤 했다. 행복하게 사는 삶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뭘까? 고민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쳇바퀴 돌듯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더 많이 벌지 못하고 더 많이 늘리지 못함에 속상해한다.

언제부터인가 커져버린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 덕분에 더 큰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정신 차려보면 나는 충분히 행복했고, 지금도 충분한 행복을 유지하고 있다. 분명 행복한 게 맞는데 또 다른 걱정과 불안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미 습관 들여진 ‘우울’을 뇌 과학으로 풀어낸 이 책, ‘우울할 땐 뇌과학’은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인 앨릭스 코브의 신간이다. 우울증과 뇌 과학의 연관 관계를 연구 중이며 글로벌 생명공학기업들에 과학 컨설팅을 하는 저자는 우울증은 누구나 가진 아주 안정적인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핸드폰을 만지는 것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 습관처럼 우리의 뇌는 저조한 감정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
즉 우울한 상태를 습관화하여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에 우울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무서운 병에 걸린 것처럼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바꾸기 어려운 좋지 않은 습관처럼 노력을 기울여야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보통의 심리 관련 서적과는 달리 신경과학적 방식으로 뇌를 연구하여 얻어낸 결과물이라 수학문제집 해설서를 보는 듯 꽤 논리적인 흐름으로 읽을 수 있었다. ‘뇌의 성질을 알고 활용하자. 나쁜 습관인 우울한 감정을 뇌의 상승 나선 성질을 활용하여 다른 감정으로 바꾸자.’라는 내용이 담긴, 원제목 ‘the upward spiral’ 책을 ‘우울할 땐 뇌 과학’이라는 직접적인 제목을 붙여 의미는 비슷하지만, 뜻은 다르게 느껴진다. ‘우울한 감정’을 다룬 건 맞지만 우울함이 초점이 아니라 뇌 과학, 상승 곡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심심출판사에서는 아무래도 대중에게 어필하려면 ‘우울’이 드러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우울’이 앞에 나오니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나쁜 습관’마냥 느껴져 펼칠 때마다 불편했다. 책 내용과 맞지 않는 제목 같아 아쉬웠지만, 의도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우울감을 떨쳐낼 수 있다는 내용은 크게 공감했다. 힘들다 불안하다 속상하다를 내뱉고 있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듯- 보통 상태거나 행복한 상태를 특별히 기억하려 하지 않았을 뿐, 나쁘거나 힘든 상태는 그렇게 많지 않다. 나쁜 기억을 오래 자주 각인하고 있을 뿐.

좋은 습관을 들이고 자꾸 생각하다 보면 우울과 저만치 멀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선택 몇 가지를 했더니 후련함이 느껴져 한결 편안하다.


습관이란 생각하지 않고 자동으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일단 좋은 습관을 들이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긴다. (47)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을 내려라. (154)

원하지 않은 것을 피하는 결정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결정을 내려라. (162)

살아야 할 이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살아가는 거의 모든 방식을 견뎌낼 수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 장기 목표가 생기면 그 이유가 생긴다.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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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의 인생상담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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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43 / 에세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이가라시 미키오. 김신회 옮김. 놀출판사.

쌓여가는 업무와 두껍고 깊이 있는 책의 무게에 짓눌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을 때 무심결에 펼친 이 책은 위로 그 자체였다. 이제 더 이상 가벼운 에세이에 깊게 공감하지도 않고, 출간되자마자 찾아볼 열정도 없지만 그런데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역자 김신회 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작년 봄과 여름 사이,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2017)을 읽으며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불과했던 보노보노와 나의 닮음을 큰 언니의 목소리와 토닥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귀엽고 가볍고 산뜻한 이 책은 간단한 50여 가지의 질문을 보노보노 캐릭터들이 ‘속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출근길 우연히 펼친 어느 장을 보면서 감정이 복받쳐 올라 울컥했다. 별일 없었고, 별 내용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쏟아지려 하는 눈물을 참아내기 어려웠다. 그러면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지난 기억이 떠올랐다. 작년 어느 시기에도 김신회 작가님의 보노보노 책을 읽으며 위로받았었지. 그랬었지, 그 감정을 떠올리며 다시 캐릭터들에 몰입하였다. 말장난 같은 해결책을 내놓는 캐릭터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건 그만큼 팍팍하게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스다 미리의 글과 그림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잔잔한 감동을 보노보노에게서 느꼈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인 것인지, 나의 감정이 ‘보편적인 것인지’, 우연히 나와 맞는 책과 글을 읽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마음이 살랑살랑 가벼워졌다. 엉뚱하고 간단한 내용으로 읽기 어렵지도 않아 단숨에 후루룩 읽어낼 수 있지만, 야금야금 아껴 읽었다. 울컥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위로받고 싶을 때, 잠시 딴생각하고 싶을 때 아무 장이나 펼치고 읽으면 후련해질 것만 같다. 피식 웃으며 별거 아닌 것들을 적당히 넘길 수 있는 유머를 즐기는 지금 이대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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