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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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23 / 에세이] 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이지수 옮김. 다산 책방. (2018)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삶을 결코 진흙탕으로 만들지 않는다. (9)

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모리 오가이의 장녀인 모리 마리는 유명한 아버지의 자식으로 자라났지만, 생활력 같은 건 없는 저자는 객관적으로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자신만의 행복 포인트를 찾아 삶을 살아냈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자신의 삶 속 이야기들을 짧은 글로 써 삶을 이어갔고, 그 기록을 묶어 이 책이 탄생하였다. 매력적인 표지와 삽화, 제목 덕에 제2의 사노 요코를 기대하며 읽어갔지만, 여러 에피소드를 묶은 책이어서 반복된 구절이 많아 읽을수록 흥미가 떨어졌다.

책날개에서 소개하는 작가 배경 이야기를 알지 못했다면 관심 갖지 않았을 이 책은 작가 소개와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확고한 책임의식이나 정신력 없이 삶을 살아가는 한량 같고 무기력하게 느껴져 읽는 내내 에너지가 빨리는 기분이었지만, 저자가 애정하고 자부심 갖고 있는 프랑스풍의 분위기와 요리, 아버지와의 추억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만큼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나 요리를 좋아하고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모리 마리식의 ‘호화로운 가난의 미학’이 멋스럽게 느껴지기보다는 ‘정신은 어린아이인 채로 몸만 어른이 된 사람’으로 느껴져 읽는 내내 안타깝고 힘들었다. 나처럼 ‘삶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예술가’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볍고 즐겁고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의 상처와 편견과 맞닥뜨리게 되어 힘들게 읽었지만, 좋아하는 사노 요코가 사랑한 작가 모리 마리, 그녀가 부디 행복하게 살다 갔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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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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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21 / 경제경영, 창업벤처] 뉴 머니. 러닝메이트, 이기문 편저. 북바이퍼블리. (2018)

에어비앤비의 탄생 과정을 담은 책 ‘에어비앤비 스토리(다산북스, 2016)’을 읽으며 3명의 창업자가 숙박업의 스타트업으로 모여 어떻게 투자자를 모으고 성장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남의 나라 이야기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일어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https://m.blog.naver.com/flowerdog314/221049566401

사회적기업이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은 동네에 살고 있어 평일 밤낮으로 커피숍에 앉아 회의하며 컴퓨터를 놓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일을 해나가는지 늘 궁금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사업체를 꾸려나가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되었다.


뉴머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벤처 캐피탈리스트(venture capitalist)에 관한 이야기이다. 읽기 좋은 논문처럼 차례와 맺고 끝음이 분명하게 정리되어있어 VC의 투자가 필요한 사람이나, VC가 하는 일, 사업 흐름과 구조를 알고 싶은 사람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히 4, 6, 7장은 2017년 최인아 책방에서 이루어진 VC 시니어 4명의 대담, ‘한국 벤처캐피탈리즘’을 정리한 것으로, 이 책이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

사업과 경영 특히 투자에 문외한인 내가 읽기에 다소 뜬구름 같은 내용의 책이었지만, 시니어 VC 4인과의 대화가 담긴 4, 6, 7장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학부 한 학기 분량의 과목처럼 깊이감과 전문성,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 책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새로운 분야를 다룬 책이다. 이런 책은 많은 사람에게 읽히지 않겠지만,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다양한 주제의 책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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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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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 인문, 심리] 담백하게 산다는 것. 양창순. 다산북스. (2018)

인간의 삶은 이진법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선택함에 있어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완전히 미련을 버리는 것. 둘 중 하나만 취하면 이진법의 담백함을 취할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마음’ 이 바로 담백한 삶의 기술이 아닐까. (13)

요즘은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 찾아본다. 읽으며 알 수 있는 책도 있지만 헷갈리는 것도 있기에 인터넷 서점에 구분된 장르 구분을 따르는 편이다. 처음엔 편식 같은 편독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행위였는데 인문, 사회과학, 자기계발, 등 책이 속한 장르를 구분하면서 내가 읽은 책들을 나만의 책 분류로 구분해가는 과정이 즐거워 나만의 사이버 책장을 만든 기분이 든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의 신간이다. 인간관계 심리학의 바이블인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양창순의 신작이라 설렘으로 책장을 넘겼다. 나긋나긋한 말투가 연상되는 문장 덕분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학문적 깊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담백함’을 주제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쓴 에세이로 구분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인문, 심리’로 구분되어 있었다. 얼마 전 읽은 ‘마흔에게(다산초당, 2018)’는 자기계발에 속해있었다. 책 장르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마흔에게’는 자기계발이라는 실용적인 책보다는 인문이나 심리 치유 쪽에 가깝게 느끼며 읽었기에 왠지 아리송했다.

담백하게 살자고 이야기하는 이 책이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양장본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의아한 기분도 들었다. 부담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출판사와 저자, 편집자, 서점이 한 권의 책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어떤 순간들이 얽혀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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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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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16 / 자기계발]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전경아 옮김. 다산초당. (2018)

‘누구도 죽기 전에는 행복하지 않다.’ (250)

나이 듦과 죽음, 관계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는 요즘이다. 어릴 적엔 나보다 나이 많은 누군가에게 묻고 해답을 구하곤 했지만 이젠 내가 나보다 어린 누군가에게 대답해주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정답 없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은 나 스스로 깨닫고 해결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읽게 된 ‘마흔에게’는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세를 치른 아들러 심리학의 일인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다. 정해진 답이나 길이 있지 않고, 누구나 겪는 과정인 ‘나이 듦’은 인정하기 싫지만, 모두가 벗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20대 후반의 내가 사회생활 입문서나 재테크 책을 읽으며 30대를 대비했다면, 40대를 앞에 두고 이러한 책을 맞이하게 되어 반가웠다.

인문학, 철학 입문서로 읽어나간 ‘마흔에게’는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있었다. 책 장르의 구분이란 것이 원래 명확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넓게 생각하면 30대 후반~ 40대 초반 나이 듦을 인정해야 하는 이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달래주는 책이니까 ‘자기계발서’로 구분된 것이 맞긴 하지만, 쉽고 뻔한 그런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은 자기계발이라기보다는 깨달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관계로 고민하는 요즘, 나의 한계인지 성격의 문제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마흔에게’를 읽으니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나이를 맞이하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시기를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해결해나가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요즘 겪고 있는 문제들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나이 먹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 자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책.

‘마흔’이라는 다소 직접적인 제목으로 깊이감이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이 듦이라는 허무하고 알 수 없는 그 감정을 쉽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게 쓴 저자 기시미 이치로와 출판사가 고마워지는 책이었다. 이런 책이 나의 이정표가 되어준다면 감사히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동체 감각이란 ‘나’를 주어로 사물과 인생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 ‘나’가 아니라 ‘우리’를 주어로 생각하고 살 수 있으면 ‘우리를 위해 나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다. (205)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풍요로운 숲을 만들고, 다음 세대의 양식이 되는 도토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하거나, 미래를 생각하고 불안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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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클래식 클라우드 6
백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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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위쪽 언덕의 이른 아침에 대해 설명하기란 무척 난감한데 여름의 가장 더운 날에도 그곳의 아침은 늘 서늘하고 상쾌합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일 년 내내 농장을 떠다니는 낯설고도 사랑스러운 새들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며 지나가는 그 모든 철새들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습니다. (...) 당신은 사람들에게 쿠바에 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글을 써보았던 세상 다른 어떤 곳만큼이나 그곳의 서늘한 이른 아침이 글쓰기에 좋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쿠바의 헤밍웨이’,198쪽.(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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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덕분에 호감이던 #쿠바 #아바나 가 더욱 호감이 되었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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