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완독 111]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다산책방.

어릴 적엔 내가 페미니스트인 줄 알았다. 남성성이 강한 남자아이들을 경계하고 엄청 싸웠다. 아니, 싸웠다기보다는 속으로 미워하고 같이 어울리며 지내지 않았다. ‘남자가 어쩌고’, ‘여자가 어쩌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너무 속상했고 격하게 반응했다.

조금 더 살아본 지금은 그런 말들에 반응하지 않는다. 각자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말하고 행동하는 거니까, 그 사람 그릇이 그만큼이니까 그만한 말을 하는 거겠지 하며 무시한다. 대충 흘려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페미니스트라기보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의 사람이었다.

다산북스에서 올겨울맞이 ‘페미니즘 단편 소설 묶음’으로 출간한 ‘현남 오빠에게'는 권력을 지키려는 남성성에 의해, 모성을 지키려는 여성성에 의해 자의반 타의 반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삶. 불편하지만 현실이라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여자 작가가 여자를 주인공으로 쓴 단편 소설집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이름 지으면 '페미니즘 딱지'가 달라붙는다. 어느 한 쪽으로 규정짓기엔 너무 다양한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인기를 등에 없고 조남주의 현남오빠에게가 책의 맨 앞, 표지 명도 장식하게 되었지만 함께 읽을 수 있었던 모든 단편이 좋았다.

소설 읽기를 거부(?) 했던 이유가 문득 떠올랐다. 제일 들여다보기 싫은 현실을 더 과장해서 묘사해놓은 글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십수 년 전 이상 문학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김 누구 씨의 글. 이제 막 등단한 작가 대열에 오른 그 단편소설은 내 마음을 한없이 불편하게 만들어버렸고, 그 작가의 새 책이 여기저기서 오르내릴 때 나는 외면했다. 어떤 느낌의 글인지 아니까. 그러고 보면 나는 상상력과 몰입이 좀 뛰어난 사람인 것 같다. 불편한 드라마를 볼 때보다 불편한 소설을 볼 때 감정이입이 크다. 드라마나 소설이나 허구일 뿐인데 그 감정 소모가 싫어서 거부하게 된다. 그래서 조남주의 ‘82년 생 김지영’도 읽지 않았다. 무슨 느낌인지 아니까. 사는 것도 지치는데 내가 좋아서 하는 독서를 하면서 힘들고 싶지 않았다.




다시 기억을 떠올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개인주의자이다. 역차별을 강요하는 페미니즘보다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개인주의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에서 소수로 살고 있나 보다. 이 지긋지긋한 현실 같은 소설 말고 밝은 걸 읽고 싶은데 그런 건 인기가 없겠지. 아쉽지만 내 취향의 책을 찾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열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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