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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 -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
애비게일 마시 지음, 박선령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완독 110] 착한 사람들. 애비게일 마시. 박선령 옮김. 와이즈베리.
* 표지에 대하여.
미래엔 출판사의 책들은 표지와 책 디자인이 참 예쁘다. 책과 참 잘 어울리는 제목, 디자인으로 표지만으로도 내용을 짐작할 수도 있다. 지난 경험으로 미래엔 디자인을 신뢰한다. 11월 와이즈베리의 신작 ‘착한 사람들’의 표지 디자인의 첫 느낌은 좀 섬뜩했다. 빛바랜 파란색과 희미한 붉은색의 조화와 단발머리 여성의 사진이 위아래로 뒤집어 있는 이미지도 으스스하게 느껴져 손이 가질 않았다.
인간의 뇌 깊숙한 곳을 탐구해서 타인의 두려움을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능력이 이타심과 사이코패스 성향을 판가름하는 강력한 표지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16)
인간의 이타심과 사이코패스 기질, 이 두 가지 극단적인 성향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착한 존재로서 더욱 친절하고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책 뒷면 소개 참고)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 위아래 대칭으로 보일 듯 말 듯 여성의 뒷모습.
책 디자인이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책 디자인이 제 역할을 다 했다. 완벽한 디자인이었다는 걸 책을 다 읽고 느꼈다. 사실 주황과 파랑은 보색으로 서로 정반대에 있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 같지만 정반대에 있기 때문에 조화로운 색의 관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역시 와이즈베리 인정.
*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
이타주의자와 사이코패스.
저자는 2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다. 위험을 무릅쓴 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해결하고 자신을 도운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떠한 대가 없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에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비범한 이타주의자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정반대에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연구도 함께한다.
‘타인의 고통에 반응을 보이는 공감 능력’으로 이 둘의 차이를 발견한다. 한쪽은 지나치게 공감하고 한쪽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는 ‘자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었든 상관없이 그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119)’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반면 비범한 이타 주의는 3가지 면에서 일반적인 이타 주의를 넘어선다. 첫째, 행동을 결심한 시점에 수혜자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둘째 자신에게 상당한 위험이나 손해를 감수한다. 셋째, 비규범적인 행동, 즉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기대하거나 가르치지 않는 행동을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행동은 더없이 도덕적일 뿐 아니라, 이타적인 동기 외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164)
강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신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가장 이타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275)
문득 머리에 스치는 링컨. 비범한 이타주의자의 대표자. 그리고 정반대에 있는 히틀러.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우리에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와 통계적 자료를 제공해준다. 저자의 연구 방법으로 소개된 밀그램, 뱃슨, 딜런의 연구도 과거의 연구로 현재 나의 삶을 좀 더 효과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연구를 간접 경험하면서 불편했다. '인간을 위한 연구'이지만 실험 대상도 인간이니까. 비슷한 맥락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타주의가 진정한 기쁨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이타적인 행동은 강화 행동이다. 기쁨을 얻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 자선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듯이 작은 행동에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에 결국 비범한 이타주의자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해럴드 민츠의 말처럼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이타적인 행동이 매우 완벽하게 학습되고 단단히 자리를 잡아서 제2의 천성이 되었다. (355)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얼마나 공감하고 반응하는지 10년 넘게 이어진 연구 자체가 아주 흥미롭다. 이런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 먹고사는 고단함에 지쳐있던 일상을 보내다 인간 본성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담긴 '착한 사람들'은 어떤 카타르시스를 내게 준다.
나 역시 그렇지만 모든 인간에겐 타인의 고통 따윈 배려하지 않는 사이코 패스적 기질도, 이타 주의적 기질도 갖고 있다. 어떤 것을 적재적소에 끄집어내느냐는 각자의 몫인데, 3장 사이코패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몰입, 실험실의 쥐처럼 실험 대상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몰입, 지나치게 민감한 비범한 이타주의자들에 몰입. 이렇게 몰입력이 좋은 나는 분명 '비범한 이타주의자'일지도 모르겠다.
* 자원봉사와 명상
올해 읽은 책들의 종착점은 대부분 비슷한 곳으로 흐른다. 이 책도 그랬다.
신뢰와 명상..
명상을 통해 좀 더 나 다운 삶을 누릴 수 있으려나
여러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