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63]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이해인. 샘터..15년 전 쯤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2002)에 실린 글 중 이모에 대한 따뜻한 시를 좋아했다. 그 제목은 정확히 떠오르지 않지만 이모의 무엇도 좋고 무엇도 좋다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그 시가 참 좋아서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던 적이 있었다. 참 맑고 따뜻하고 순수한 수녀님의 글을 보면서 한 때 수녀가 되고싶던 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이해인 수녀님의 책. 그리운 옛날 친구를 만나듯 설레이는 기분이 참 좋았다. 수녀님은 여전하시구나. 여전히 맑게 고운 글을 쓰고 계셨구나..이해인 수녀님의 글에는 조심조심, 가볍고 나직한 고운 목소리, 맑음이 느껴진다. 어릴 적 나의 할머니께 늘 들어온 이야기. 나쁜 말은 입에 담지도 말고 생각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할머니의 잔소리쯤으로 생각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고운 말에 고운 마음이 함께 온다는 것. 순진하고 순수한 소리라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행복이고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제는 알고있다..예전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아꼈다면 요즘엔 불쑥불쑥 하고싶은 말을 꺼내어 주변인들에게 상처주진 않았나 후회하며 보낸 적이 종종 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실제로 우리의 말은 참되고, 우리의 침묵은 사랑으로 가득하고, 칭찬은 꾸밈이 없으며, 책망은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 어떤 일을 하든지 우리는 항상 공동 선익에 유념한다.' (6) 성 베네딕도 수녀회 회헌에 있는 말이다. 이처럼 고운 말 쓰기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나는 저 수녀회에 속한 사람도 아니고 국어학자도 아니지만 한국사람으로서 바르고 고운 말 쓰기를 해야한다.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 글 바로 쓰기'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 오늘 밤, 생각난 김에 단 몇 장이라도 읽어보아야겠다..그리고 좋은 글귀들.음식점에 가서 차림표를 보고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처럼 매일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도 메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쁨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기쁨의 덕담을 해주고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는 슬픔에 어울리는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내 마음의 수첩에 언어의 차림표를 마련해 두고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날마다 새롭게 결심하고 새롭게 사랑하고 새롭게 선한 마음을 갖고 새롭게 고운 말을 연습하는 것은 우리 생의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25)."휴일이 가진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이기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우정의 즐거움을 맛보고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어록 (129)."너무 존경만 많이 하면 서로 멀어져. 사랑하고 좋아해야지." -2005년 2월 임종하신 '미소천사'로 불리던 수녀님의 어록 (130).'시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감정만은 아니다. 시는 참으로 경험인 것이다. 시는 언제까지나 끈기 있게 기다리지 않고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말테의 수기>, 릴케 (151)..이 글을 읽은 고마운 분들복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