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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나직하고 우울한 말투, 분명 느리고 왜소하고 마르고 꽤재재하고 담배도 필 것 같고, 철학 또는 예술학과를 졸업했거나, 고독한 남자. 하지만 겉멋에 치중한 사람이 아닌, 속은 착하디착하고 잘 살아내고 싶어하는 사람.
내게 절망독서의 작가 가시라기 히로키는 이런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 책은 끊임없이 보는 나를 위로한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괜찮아. 근데, 한 장 넘겨보겠어?’
절망을 경험해 본 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그 순간에 필요한 것들. 관계, 감정, 가라앉기, 머무르기, 떠오르기, 논픽션 보다는 픽션을. 절망을 경험했거나 절망이라는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말투(문체) 깊이 깔려있는 나직한 쓸쓸함과 외로움이 나쁘지 않다. 적당하다.
최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었다. 빅터 프랭클은 나치 수용소에서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집단 우울증을 해결할 수 있는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와 비슷한, 일본인이기에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우울함(2차 세계대전에 의한)과 자신의 절망적인 불치병을 더해진 절망의 깊이가 크게 느껴졌다. 깊이의 크기와 방향이 다른 내가 저자의 절망의 전체를 100% 그대로 공감하긴 어려웠지만, 절망에 대해 이토록 다양하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글로 쓴 사람이 있을까? 분명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