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름을 뭘로 할지 고민을 얘기하다가 라피도가 던진 '수요일에 하자'가 되었다. 아무 이유
없이. 음악을 공유하기 위해, 월화의 긴장감을 버리고 주말까지 좀 버티기 위해 매주 만나는 날. 소위 삼류인생을 살고 있는 중년의 남녀가 모여 음악을 공유하는 이야기.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음악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음악으로 버티는 그들. 작가는 분명 밴드 활동을 해봤던 사람이고, 그때 느꼈던 그 감정들을 소설로 승화시켰을 것이다.
보통 알아서는 이만큼 쓸 수 없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그대로, 책을 읽고 있으면 음악이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은 노래나 용어들도 분위기로 읽을 수
있었다.
소설에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김기타가 그나마 정상적인
모습. 절반은 이혼했고, 막노동, 수배자, 징역살이, 대마초까지. 예술하고 음악 하는 사람들은 꼭 밑바닥에서 살아야 하나? 문학작품은 꼭 이렇게
어두운 부분을 긁어야만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 되는 건가?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 평소에도 소설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나
자신도 학부에서 예술 관련 학과를 전공했지만 학창시절 그 부분이 늘 고민거리였다.
내가 싫어하는 예술가의 우울한 삶을 담은 소설이었지만 다 읽고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은 것은
작가의 노련함일까? 마음에 드는 결말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