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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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교양 인문학]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러셀 로버츠. 이지연 옮김. 세계사. (2023)


인생이란 우리가 열심히 계획을 세우는 동안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 앨런 손더스 Allen Saunders (226)


연애의 실패와 취업 실패 같은 잇따른 사건들로 무언가를 더 갖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흐르는 대로 흘러가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온 지 십수 년이 지났다. 욕심을 내면 낼수록 내게서 더 멀어져만 가는 상황과 모습을 보면서 일부러 더 갖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남들과 조금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오면서 나만의 규칙이나 루틴을 지키며 나름대로 괜찮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다시 내 마음을 콕콕 찌르고 있었다. 불편한 사람의 한 마디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더 갖지 못하는 아쉬움과 욕심으로 불평불만과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 채우게 되었다. 이런 기운이 나를 지배하여 어떤 선택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핸드폰 게임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등으로 시간을 때우며 여가시간을 채우고 나를 돌아보거나 돌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망가진 나를 깨워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번뜩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의 저자는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현재 예루살렘에 위치한 샬렘 칼리지의 총장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연구소의 연구원인 러셀 로버츠(Russell Roberts)이다. 저자가 진행하는 인기 팟캐스트 '이콘 토크'는 세계적 석학과 사상가들이 출연해 경제에 대해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서로는 대표작인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가격의 비밀', '보이지 않는 마음' 등이 있다.


"만약 중요한 것들은 측정하기가 어렵고 측정할 수 있는 것들은 엉뚱한 결론으로 이끈다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나요?"


답이 없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방식은 단점과 장점을 나열하여 비교하기이다. '이런 식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을 텐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지?' 의심을 품으며 책장을 넘겼다. 찰스 다윈의 결혼의 딜레마를 예로 들며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7장 페넬로페의 이야기부터 선택의 어려움이 극대화되기 시작한다.


애초에 옮은 선택이란 없으며, 내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기에, 모두와 교류하며 즐기라고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답변을 내놓았다면 뻔한 자기 계발서라는 생각이 들었을텐데, 경제학자인 저자가 논문을 쓰듯 문제 현상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통계 분석하고,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고 결론을 찾아내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다. 깔끔한 목차도 인상적이다.


엉뚱한 도입부에 홀려 술술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기 전까지 책을 놓기 아쉬울 만큼 흡입력이 좋았다. 뒤로 갈수록 점점 저자의 의도가 느껴져서 책장을 앞뒤로 넘기며 글귀를 되뇌이며 읽었다. 참고문헌이 담겨있는 마지막 부분, 출처 및 읽을거리도 부분까지도 저자의 위트가 느껴졌다. 나태해진 나를 채찍질해줄 자기 계발서가 필요했는데, 너무 재미있는 일기나 에세이를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인문교양서를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잠시 멈춰 선 나에게 시절 인연처럼 찾아온 이 책,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실수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라는 지금 내게 필요한 선택지를 찾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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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서지 않으면 동전을 던지라고 말한다. 동전의 결과를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바라는 게 뭔지”알아내기 위해서다. (67)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은 삶을 충만하게 사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쾌락을 늘리고 고통을 피하는 게 아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진실성, 미덕, 목적, 의미, 존엄성,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그저 미래의 비용과 혜택만 줄줄이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이 선택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하며, 결과가 좋을 때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결과가 좋지 않을 대 힘들게 내 선택을 직시하는 것도 삶의 일부다. 답이 없는 문제의 경우에는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78)


모든 사람이 마음속 열정이 사그라드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다시 불씨를 살릴 수 있다. 영혼에 다시 불씨를 붙여 줄 사람에게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124)


삶이라는 합창단에서 디바가 되지 말라. 목소리를 낮추고 하모니를 즐기라. 삶이라는 댄스 플로어에서 남들이 춤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 파트너가 빛나게 하라. '나한테 뭐가 좋지?'라고 묻고 싶은 본능적 충동을 의식하라. 다 함께하는 이 여행에서 주위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라. (175)


인생이 다 지나가 버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실수'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더 잘할 방법이 없다면 그건 실수가 아니다. 그러니 '옳은 결정'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쓰는 시간을 줄이라. 대신에 선택권을 늘릴 방법, 선택의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실망감에 대처할 방법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 (22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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