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디자인 - 공유경제의 시대,미래 디자인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김영세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십수여년 전 인간극장 같은 특별한 일반인(?)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이노디자인을 설립한 김영세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다. 정해진 패턴처럼 생각하던 그 시절의 나와는 다른 창의적인 디자이너의 발상과 삶 같은 것이 신기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김영세의 디자인 경제 이론서인 '빅 디자인'은 제목과 저자 이름만으로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빅데이터를 사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빅 디자인이다.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빅데이터를 통해서 사람들의 니즈를 찾아내고, 그 니즈를 채울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빅 디자인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야 한다. (32)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민음사, 2003)에 등장하는 빅브라더 같은 존재에 두려움이나 거부감 같은 게 없는 사람이 있을까. 비슷한 맥락으로 빅데이터도 별로다. 정보를 공유하느냐 독점하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요즘 우리의 일상 속 곳곳에는 빅데이터의 산물이 자리 잡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하루 만보를 걷고 하루 백원을 벌어 간식 사 먹는 '캐시 워크'가 그렇고, 웹서핑 중 내 시선을 자극하는 광고들, 시시때때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스팸전화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하지만, 나 자신의 생활 패턴이 데이터로 반영되어 분석되는 것이 별로다. 어떤 방식으로 빅데이터가 빅 디자인으로 바뀌게 되는지 궁금했고, 이 책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느낌은 잡히지 않는 뜬구름 같다. 기록하여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저자의 경험담과 유명한 기업가의 사례, 훌륭한 사람들의 명언 같은 것은 따로 발췌해서 다시 챙겨 보고 싶을 만큼 좋았다. 책을 읽는 재미가 있었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빅데이터, 디자인적 사고를 나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디자이너만 디자인적 사고를 하는 게 아니다.'라는 의미로 빅 디자인을 이해했는데, 쳇바퀴 돌듯 매일 비슷한 업무를 하는 직종의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사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좋은 글귀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런 글귀는 자기 계발서-이미 알고 있지만, 행동하기 쉽지 않은 훌륭한 글귀들-에서도 종종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와 사고방식이나 그릇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 좋은 자극이 되는 책임은 분명한데, 지금의 내겐 알듯 모를 듯 멀게 느껴진다. 기대가 컸나 보다.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지만) 다양한 사례와 디자인적 사고를 엿볼 수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디자인 교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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