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충돌 - 독일의 부상, 중국의 도전, 그리고 미국의 대응
장미셸 카트르푸앵 지음, 김수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스책이라서 프랑스의 관점에서 세계를 다루고 있다. 독특한 부분은 독일의 강함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일까. 우리나라에는 중국이나 미국 러시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국가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유로권 내에서 독일의 힘이 생각외로 강력하다는 걸 알게 된다. 저자는 프랑스가 도태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독일은 북부와 동부 평원지대에 대규모 농축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육돈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이 우위를 바탕으로 소고기와 가금류에도 진출한다고 한다. 농업 외에 군사력부분에서도 독일의 약진은 눈에 띈다. 세계방위시장의 11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잠수함, 프리깃함, 장갑차, 탱크, 미사일, 총기류 등 독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신 강한 나라다.


 이색적이랄까. 프랑스에 대해 저자가 개선책으로 내놓은 몇 부분이 우리나라의 사례에 비추어 흥미롭다. 예를 들어 교육에 대한 부분. 저자가 인용한 프랑스의 연간수업일수는 144일으로 유럽의 평균 수업일수에 비해 42일 적다. 적은 수업일수에 필요한 수업시수를 우겨넣다보니, 아이들이 평소에 공부 말고 다른 걸 할 시간이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예전에 비해 길어진 방학이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휴일을 늘려서 소비를 활성화시키려는 것이라는 생각인데, 이는 35시간 근로제와 연결된다. 저자는 이런 현실이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병역 부분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은 개인적관점에서는 엄청난 손해이지만 공동체를 위해 개인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일종의 의무다. 그래서 병역 의무 없이 있는 프랑스에 대해 병역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이색적이다. 서로 다른 계층과 인종이 군대라는 하나의 집단에 섞임으로 국가적 가치와 평등을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논지인 것 같다. 저자는 프랑스에 병역을 살리지 못한다면, 대신 국가재정으로 시민봉사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인지는 둘째치고 이색적인 주장이다.


 이런 책은 외국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봄으로 우리의 관점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유럽을 그저 유로공동체라는 하나의 단체정도로 파악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도 국가간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이 있다는 부분은 당사자가 아니면 제대로 느끼기 어려우니 만큼 이런 번역서가 나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한편으로 우리나라도 현재 처해있는 고전적인 국가구도에서 정적인 자세만 견지할 것이 아니라 이런 외부의 정보를 바탕으로 서로의 이해관계를 잘 따져서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기존의 것을 잘 지켜나가는 수성이 안전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때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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