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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 뉴욕의 20대들은 인생을 어떻게 생각할까 ㅣ 시작하는 철학 시리즈 1
샤론 카예 & 폴 톰슨 지음, 권혜아 옮김 / 홍익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볼 때 원제를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 이 책의 원제는 Philosophy For Teens 다. 청소년 책인셈이다. 그런데, 표지나
제목으로 보아서는 어른 책의 느낌이다. 표지에 적혀있는 한글 부제목도 '뉴욕의 20대들은 인생을 어떻게 생각할까'이다. 본래 10대들을 위하여
나온 책이 번역과정에서 20대들을 위하여 나온 책으로 탈바꿈했다니, 뭔가 기묘하다.
서문을 읽어보면 이 책의 주인공들이 10대들이라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5p)
한글판 제목만 놓고보면 왠지 철학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서문 등에서 이 책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 책은
클리블랜드 자치 교육구의 학생들이 저자가 일하는 대학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받았던 철학 프로그램의 교재로 제작된 것이다. 실용서로 탄생한 셈이다.
그래서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교사들을 위한 이 책의 활용법 등이 '교사에게'라는 챕터에 적혀 있다.
총 14개의 챕터가 있는데, 각 챕터의 서두에는 이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유도할 활동과 지역참여활동 목록이 나와 있다. 이 책의
모태가 된 프로그램이 지역참여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의 흔적이다. 10대들이 주인공인 짧은 꽁트가 있고, 그 꽁트에서 나온 철학적 주제에 대한
간결한 서술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꽤 많은 질문들과 연습문제, 활동, 지역참여활동 등이 이어진다.
이러한 설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에세이라기보다는 수업교재에 가깝다. 특강이나 방과후활동에서 쓸 법한 교재말이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에세이로 읽을 수 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교재에 가깝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이 책의 활용도가 높을 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철학이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분야 중 하나는
대입을 위한 논술교육인데, 이 책은 단순하게 철학적 지식을 우겨넣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동으로 이어가는가를 반복해서 훈련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입논술에서 구체적인 활동은 아무래도 차순위로 밀리기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실정에는 잘 맞지 않는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만, 대입논술 외에 철학과 사회참여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할 일이 있다면 괜찮은 교재가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