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즈로 풀어보는 민담
트리즈 노리터 지음 / 성안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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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영 재미가 없을 수 도 있는 책이다.

트리즈는 어느 러시아인이 특허들을 종합 분석하여 만들어낸 발명(과정)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발명은 범인이 하기 어려운 것처럼 여겨진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수만이 발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러시아인은 뭐랄까... 참 야심이 있다. 창의성마저도 도식화를 통해서 해부하려 시도한 셈이니 말이다.

어쨋거나 이 사람은 트리즈 라는 문제해결체계를 만들어냈다. 이 문제해결체계는 문제상황의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면도기의 개발을 예로 든다면, 이렇다. 좋은 면도기는 수염을 잘 깍기 위해서 날카로워야 한다. 그리고 피부가 베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뎌야 한다. 저자는 이처럼 모순상황으로 문제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도식화한다.

목표 : 날카로우면서 무딘 면도기의 개발

목적 1 : 수염을 잘 깍기 위하여 , 수단1 : 날카로워야 한다.

목적 2 : 피부가 베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 수단2 : 무뎌야 한다.

두 개의 해결방향을 고려하여 공동목표에 가장 충실한 해결안을 추구한다. 공동목표의 달성이 어렵다면 차선 중 하나를 골라 구체화시킨다.

도식화라는 점에서 시험 문제를 푸는 방법과도 좀 비슷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면도기의 개발역사를 살펴보자.

고대인들에게 면도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은 흔한 면도칼이지만 당시엔 없었으니까. 무딘 칼로 슬겅슬겅 베어내는 수 밖에 없었다. 수메르인들은 리스크모다 고통을 선택했다. 그들의 유적에서 수없이 발견되는 족집게들은 한올한올 수염을 뽑아내며 고통스러워하던 그들의 흔적이다. 로마인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예들은 귀족들의 수염을 비롯한 각종 체모를 뽑고, 또 뽑아야 했다. 철을 연마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18c에 오늘날과 비슷한 안전면도기가 등장한다. 이 면도기는 위에 있는 1. 날카로우면서 2. 무뎌야 한다 는 모순을 '받침대'의 개발로 해결했다. 오늘날 흔하게 볼 수 있는 면도날 밑의 받침대는 이 때 개발된 것이다.

안전면도기는 공간을 분리시켰다. 날카로운 공간과 무딘 공간을 나눴다. 수염이 있는 부분과 피부가 있는 부분을 분리하여 칼날이 닿는 부분과 닿지 못하는 부분을 나눈 것이다. 트리즈에서 말하는 공간의 분리가 적용된 셈이랄까.

써놓고 보니, 굉장히 유치하고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여러 발명이 그런 것 같다. 트리즈는 그러한 발명과정을 분해하여 혁신과정에서의 효율성을 올려주려는 방법론인 셈이다.

일단 내가 이해한 부분은 문제상황을 모순으로 도식화하여 쪼개서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 이상은 별로 관심이 안 생긴다. 현 상황에서 굳이 쓸모가 있는 지도 의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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