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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5월
평점 :
김별아는 미실으로 유명해진 작가다. 예전에 그 분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는데, 글에서 느껴지는 것과 다론 모습에 놀란 기억이 난다. 글에서 읽었던 작가의 전투적(?)인 이미지와 달리 실제 모습은 매우 여성스러우셨기 때문이다. 물론, 종종 흘러나오는 운동권 시절의 추억담은 그 분이 예사로운 여성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사담은 접어 두고, 책을 이야기 해보자. 이 책은 에세이 집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섞어 묶어놓은 책이 아니다. 이 책에는 '백두대간 종주'라는 뚜렷한 주제가 있다. 그녀는 2010년 3월 13일부터 2011년 10월 22일까지 750km에 이르는 남측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그 기록을 2권의 책으로 엮어냈는데 이 책은 마지막권에 해당한다.
주제가 '산행'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산행 정보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저, 산은 작가의 지난 추억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과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매개물처럼 보인다. 여러 산들을 조용히 하지만 계속해서 걷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과 생각은 늘 삶 전체에 기대어 있다.
이 책에 그려진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도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김별아'라는 캐릭터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보완하는 그림들은 문장과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이 책이 단순한 산에 대한 정보물이 아니라 '김별아'가 보고 걸은 그녀의 '산'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산행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먼저 추천해야할 것 같지만, 나는 그보다 김별아라는 작가를 즐겁게 읽었던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만큼 그녀가 좋아하는, 인상깊게 보고 들었던, 체험했던 삶의 편련들이 이곳저곳에서 시로 때로는 노래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드느라 수고했을 작가, 편집부에 감사하며 잡문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