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 쫌! 인생그림책 17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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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utkid_book

#같이삽시다쫌

 

같이 삽시다 쫌!, 하수정 글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2022.10.30

 

글과 그림, 물성의 조화가 잘 살아서 언제나 믿고 보게 되는 하수정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같이 삽시다 쫌!

 

앞표지에는 나이 들어서 그런지 가늘어진 두 팔이 던져주는 새하얀 쌀알들을 받아먹는 통통한 두 마리 비둘기가 있다. 그 쌀알들은 비둘기 입에 한가득 넘쳐 주위에 떨어지고 날씬하고 작은 비둘기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표지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다. 두 마리만 배불리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둘러싼 비둘기들이 말하는 것같지만 이것만이 아니다. 같이 삽시다 쫌!


도심 속 외로운 존재들의

이유 있는 외침!

같이 삽시다! 구구구!

 

비둘기 몸색과 도시의 콘크리트바닥이 같은 배경으로 앞면지와 뒷면지에도 동일하게 펼쳐지며 다른 그림 없이 비워둠으로써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울림이 더 커진다.

 

비둘기는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지만 구박받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비둘기들이 안타까워서 사람들 눈치를 보며 먹이를 주는 다리가 허물거리는 가녀린 할아버지와 이런 비둘기들에게 혐오 표현들을 쏟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비가 된다.

할아버지가 주는 마지막 모이를 먹으며 비둘기들은 도시에서 사라진다. 접지선을 이용한 환상적이고 입체적인 비둘기들의 변신 장면과 요양원에서 할아버지와 다시 만나는 장면은 직접 책에서 꼭 봐야 한다.

사람들의 혐오 대상은 야생 고양이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서 함께 춤추며 한바탕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유쾌하게 마무리한다. 앞 장면에서 혐오표현을 했던 사람들을 동참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전히 차별과 혐오가 팽배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환상과 군무를 이용하여 화합하였으면 하는 작가의 소망이 가득차 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작가의 재치 있는 표현과 마무리로 마음이 환해진다. 나도 함께 춤추며 외치고 싶다. 같이 삽시다 제발! !

나와 다른 사람, 나보다 못한(=>사실은 못하다고 내가 생각할뿐)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자고! 인간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동물들도 돌보자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차별과 혐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 좋은 그림책이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소외된 존재를 생각하고 공존해야 함을 알려주는 이런 그림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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