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코미디언이면서 풍자가인 작가의 이력이 독특해서 접하게 된 책이다. 책의 서두에 그는 자신의 친구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을 추구하게되고 모두 산을 찾아 간다고 밝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나름의 분석을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종교, 마약, 야외 활동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사람들은 자발적 고립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자연을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그는 궁금한 것을 참기 어려워 친구들이 왜 자연에 집착하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그는 요툰헤이멘에 오르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산에 오르기로 한 그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노르웨이 관광협회 회원 가입이다. 관광협회 회원이 되면 산마다 위치한 산장에 머무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산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장비들을 구입한다. 또한 혼자서 산에 오를 수 없기 때문에 동행해 줄 동료를 섭외하기 시작한다. 그가 지정한 것인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함께 기록 담당자, 장비 담당자, 걱정 담당자가 동행하게 된다. 그가 장비를 사면서 들은 많은 말 중에 하나가 그가 가려고 하는 산들은 노르웨이에서 워낙 유명하고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올라가야 할 정도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그의 반응은 더 재미있다. 자연을 좋아하고 특히 산과 관련된 사람들은 허세가 심하다는 것이다. 그의 첫번째 여정을 시작하는 에피소드는 참으로 애처롭다. <즐거운 여행자> 라는 음악의 멜로디가 계속해서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그걸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도 전염시키면서 그는 무모한 8시간의 여정을 여과없이 글로 쏟아낸다. 참고로 세뇌시키는 노래는 발데리 발데라 발데리 발데라 하하하라고 이야기하면 누구든 한번쯤 들어본 기억이 날 것이다. 겨우 겨우 도착한 오두막에서 그는 피로감과 안도감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낀다. 노르웨이 관광협회 회원 30만명이 모두 열쇠를 가지고 있고 그가 있는 오두막에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낯선이의 침입이 걱정되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난감한 상황인지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첫 경험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그는 바로 기차를 이용해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렇게 그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위트가 섞인 글로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단순히 자연을 추구하는 친구들이 궁금해 시작된 여행에서 우리는 그가 깨닫는 것들을 함께 간접 체험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요툰헤이멘 뿐만 아니라 베세겐 갈회피겐 등 그가 처음에 목표로 삼은 산들을 여행하는 과정이 부분 부분 소개된다. 자세하게 모든 여정의 기록들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그의 기록담당자가 파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 책은 시작부터 재밌다. 그가 찍은 혹은 찍힌 사진들이 컬러로 몇페이지에 걸쳐 소개되는데 그 중에 갈회피겐 정상에서 본 경치와 베세겐 능선 정상에서 본 경치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뿌연 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사진에 찍혀있다. (둘 다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저자는 솔직하면서 어디에서건 담배와 술을 즐기는 성격이고 그의 동료인 장비 담당자, 걱정 담당자, 기록 담당자와 함께한 연구를 가장한 여행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남은 역경과 고난의 눈물겨운 스토리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라면서 그가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소개하는 자아 성찰과 진실함 그리고 재미가 있는 "노르웨이 등산 규칙", "등산 무경험자의 조언을 들어라" 시리즈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 이 글은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