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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ㅣ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평점 :
유토피아는 무려 500년도 더 지난 책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고, 인용되고 있으며 내가 접한 책처럼 새롭게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순전히 그런 이유에서다. 왜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는 것일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마치 시대의 교과서처럼 사람들을 이끄는 것일까?
책의 겉표지는 유토피아 섬의 지도이고 목판화로 그려진 그림이다. 책에서는 제1판과 3판에 실린 그림을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부분이 다른지 비교해서 관찰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된다.
먼저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면, 주요 화자인 라파엘은 포르투갈 사람으로 지혜와 참된 것을 찾아 탐험하는 사람이다. 그는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를 따라 여행하다가 유토피아 섬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5년 동안 살다가 이 세계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유럽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작가인 토머스 모어를 만나게 되고, 벤치에 앉아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토머스 모어는 그가 해준 이야기를 잘 기억해서 책으로 옮긴 것이 바로 이 책, 유토피아라고 이야기 한다.
책의 장르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왕과 종교 그리고 백성들의 삶을 위한 정책, 정치, 철학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토마스 모어와 많은 사람들이 주고 받은 편지, 대화를 적은 책이기 때문에 역사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히틀로다이오라는 별명을 가진 화자 라파엘의 경험을 풀어나가고 있는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재밌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키워드를 몇 개 뽑아 본다면 다음과 같다. 플라톤, 그리스, 공화국, 이상향...
키워드에서 볼 수 있고 유토피아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꿈같은 이상적인 국가 유토피아에 대한 내용으로 라파엘이 보고 들은 유토피아의 모습을 정말 다양한 분야를 하나씩 짚어가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사형, 사유재산, 제도와 관심, 정치체제, 노예 제도, 종교, 전쟁, 여행, 결혼 생활 등 많은 부분에 대한 유토피아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500년전에도 고민하고 문제로 생각되던 것들이 여전히 우리 삶에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보면 앞서 말한 주제들은 결코 쉬운 문제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많은 이야기를 벤치에 앉아서 했다고 하는데 날이 새도 모자를 정도로 길고 긴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해 적용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폭발적인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고, 지금도 이렇게 책으로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이야기들이다.
무엇보다 재밌는 부분은 바로 서문이다. 책의 서문은 토머스 모어가 페터 힐레스에게 보낸 서신이다. 페터 힐레스는 라파엘이 해준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토머스 모어와 함께 들었던 사람이고 시장의 비서실장이다. 서신에서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가 지구상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물어보지 못했고, 라파엘도 그것을 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남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대로 옮긴 이 책을 출판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는 걱정도 내비친다.
이러한 서신은 유토피아라는 섬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 실화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고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유토피아는 영어식 발음이고 라틴어로는 우토피아라고 해야 한다. 그리스어로 “없다”라는 뜻을 가진 “우”와 “장소”를 뜻하는 “토포스”를 결합한 “우토포스”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그 뜻은 “어디에도 없는 나라”라는 의미다. 반면 유토피아는 그리스어로 “좋다”라는 뜻을 가진 “유”와 “장소”를 뜻하는 “토포스”가 결합된 것 이므로 “좋은 나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이름이 가진 재밌는 속 뜻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이고 소설이지만 이 이야기가 가진 힘과 유토피아에 대한 사람들의 희망이 이 책을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 숨쉬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깔금한 번역과 친철한 주석이 책 곳곳에서 이정표처럼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어서 친절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말하는 유토피아라는 곳이 실존하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