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로 작가의 전작 “살: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를 읽고 그의 특유의 소설 테마와 문체, 화법 등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더군다나 근래 한국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소제와 장르이다 보니 더 특이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무속 추리 스릴러”라고 정의된 그만의 독특한 소설들은 드물게 찾아낸 진주 같은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올빼미 눈의 여자”는 그 제목을 이해할 수 있기 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제목을 이해하고 그 상황을 상상하는 순간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인 기성은 민원 업무를 처리하느라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연수원 교육 기회가 찾아오고 섭주라는 곳에서 연수원 일정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일주일의 연수 일정이 그의 삶을 온전히 빼앗아 갈 줄은 예상하지 못한다. 섭주 연수원에서 기성은 홍성에서 같이 신임 교육을 받았던 장준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시내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 기분 좋게 술에 취한 그들은 노래방에 가고 노래방 도우미를 호출하는데 기성은 도우미로 온 여자를 보고 필름이 끊어지게 된다. 다음날 노래방 도우미였던 “주리”라는 여자의 전화로 휴대전화가 뒤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를 계기로 주리의 딸과 휴대전화를 교환하기 위해 만나게 된다. “죄송해요. 실수로 폰을 밥솥에 떨어뜨렸어요.” 주리의 딸이라고 하는 여자가 휴대폰을 건내면서 이야기한 이 말이 소설의 말미에 진정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된다. 기성의 고질병인 치질이 악화되고 기성은 주리와 그 딸 “연진”과 반복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점점 알 수 없는 의식으로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 26번 교육생 “이건식”의 접근은 기성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과연 이 인물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얽혀 있을지 소설의 말미에 그 지도가 환하게 비추어 진다. 이 소설에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복선이 존재한다. 기성의 반복되는 꿈, 그리고 장소와 인물들이 끊임없이 던지는 메시지. 이런 장치 하나 하나에 의미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소설의 전개를 따라간다면 더 매력적이 소설의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전작 “살: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에서도 무녀가 등장했듯이 이 번 작품 역시 무녀가 등장한다. 그리고 기성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대금 연주는 그 분위기를 가히 몽환적으로 이끄는 큰 역할을 한다. 모녀에게 감추어진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기성은 어떤 원인으로 그들에게 둘러 싸여 환상같은 현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일까? 소설을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기성의 시점에서 사건이 점점 파국으로 치닿는 모습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으로 연수전날로 돌아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기성이 어떻게 일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그 치밀한 계획과 어두운 음모에 대해 여과없이 설명해주기 때문에 앞선 1부에서 궁금했던 부분이 상당히 해소가 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무녀와 관련된 옛 이야기도 함께 전해주면서 이야기의 깊이를 더 하고 그 인과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몽환적이며 일정 부분 자극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그러면서도 인간 심리와 사건의 전개를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또한 각 인물들이 모두 비밀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 가진 매력도 일부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 이야기한 작가 특유의 매력이 담긴 요소도 빼먹지 않고 소설 곳곳에 배치해서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접하기도 어렵고 직접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작가의 상상력의 대단함을 느꼈고 마무리까지 잘 준비된 깔끔한 소설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다음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둠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어둠은 시간을 방해했다. 시간의 흐름도, 시간의 간격도 그 무엇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찰나와 영원이 구분되지 않았다. 자신이 갇혀 있던 게 몇 초인지 혹은 몇 년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차오르는 공포와 배고픔, 생리적 욕구만이 느껴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