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타임리프 끝에 네 눈동자에 비치는 사람은 - JM북스
아오바 유이치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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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같은 표지를 가지고 있는 판타지 러브스토리 소설이다. 제목이 상당히 길면서 일본소설의 제목스럽다. “반복되는 타임리프 끝에 네 눈동자에 비치는 사람은”, 타임리프라는 소재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관심을 가지는 소재임이 분명하다. 나 또한 무수히 많은 타임리프 소재의 영화와 소설을 읽었고 그 안에서 옥의티를 찾으려 애를 썼으며 잘 짜여진 각본에 감동하며 박수를 쳤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 또한 그런 기대감으로 접근했고 다 읽고난 지금 시점에서 한마디로 소감을 이야기 하자면, 재밌다.
 
이 전에도 제우미디어에서 출간되는 소설을 몇 번 읽어 보았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번 소설의 작가도 국내에 출판된 소설이 이 책이 처음이지만 기대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임에 분명하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즐거움으로 중무장한 소설을 발굴해내는 제우미디어의 실력을 이미 알고 있기에 “아오바 유이치”라는 작가도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일단 제목에 스포가 가득하다. 그냥 타임리프도 아니고 반복된다. 마치 영화 이프 온리를 연상하게 되는 감동이 담겨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장에서부터 시작된 헤어짐의 위기와 반복되는 타임리프로 그 상황을 극복해나가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안에 어떤 비밀이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케이스케와 아코이다. 둘을 사랑하는 사이지만 어느날 아코가 케이스케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면서 이야기는 급격하게 전개된다.
 
타임리프 소재의 영화나 소설의 특징은 몇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 하나가 한 번에 원하는 변화를 일어나게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항상 주인공은 반복적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고 독자는 다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원하는 척 하지만 오히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닿는 것을 은연중에 기대하면서 상황을 방관한다.
이 소설 역시 같은 상황이다. 케이스케는 아코와 미래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코의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그 앞에 우연히 타임리프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것은 트럭에 치이는 것이었다.
 
이 소설이 여느 시간여행과 다른 점도 있다. 다른 시간 여행 소재의 영화나 소설은 독자가 시간 여행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우려했는지 반복되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분명 봤던 장면인데 다음 시간여행에도 그 다음에도 또 보여주면서 자칫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주지만, 이 소설은 반복되는 장면이 최소화 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야기 전개가 다양하며 탐정이라는 관찰자를 등장시켜 새로운 관점에서 시간의 흐름과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설정이 가지는 큰 장점 중에 하나가 사건 전개가 빠르고 신선하다는 점이다.
 
소설의 갈등은 하나의 큰 사건에서 발생하지만 두번째 갈등은 타임리프 설정값에 있다. 과연 어떠한 룰에 의해 타임리프가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인가 주인공은 고민하게 되고 하나의 결론에 이르게 된다.
원하는 결말이 이루어질 때까지 무한히 시간여행을 하면 좋겠지만 영화 “나비효과” 같이 반복되는 타임리프는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인물에게 큰 피해를 준다. 이렇게 제한된 상황에서 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이런 설정도 독자들에게 주인공과 같이 고민하면서 머리를 쥐어짜게 만드는 주요한 장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긴장감 넘치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소설이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 작가가 독자에게 주는 애교같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결말은 스포할 수 없지만 이 정도면 깔끔하게 잘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열린결말은 독자에게 가혹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주인공과 함께 타임리프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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