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에 띄는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을 읽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지금 굉장히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보다는 다양한 국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력을 보았을 때 최소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검증된 이야기라는 신뢰감이 들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무려 1996년에 나온 개정판을 번역한 책이고 초판본이 40년 전에 나왔다. 그 얘기는 그만큼 오래된 책이라는 이야기인데, 이 책을 다 읽고도 지금 시대에 크게 어긋난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소설이 얼마나 세련된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긴장감과 속도감은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생생한 현장의 관찰자 시점에서 전개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류의 스릴러는 대게 전개가 지루해질 수 있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이 책은 고전 소설에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짧게 주요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티나(크리스티나 에반스)는 아들 대니를 사고로 잃었다. 하지만 대니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지나가던 아이가 대니가 아닐지 착각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사용하지 않는 대니의 방이 어질러진 것을 발견하고 누구의 짓인지 의아해하던 와중에 칠판에 써 있는 한마디 “죽지 않았어” 섬뜩한 글씨와 함께 계속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티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데, 처음에 티나는 전남편인 마이클의 소행일 거라고 의심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이클을 찾아가지만 마이클은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마이클이 아니라면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청소부 비비언 밖에 없지만 청소부가 이런 일을 할 이유가 없다. 일을 통해 알게 된 엘리엇 변호사와 가까워지게 된 티나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을 이야기하고 대니의 죽음을 납득하기 위해 무덤을 파기로 한다. 그런데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엘리엇은 판사 케네벡을 찾아가서 허가를 요청한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케네벡은 엘리엇을 돌려보내고, 집에 온 엘리엇은 괴한 두명에게 습격을 당한다. 대니의 죽음에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까, 가까스로 괴한을 상대한 엘리엇은 본능적으로 티나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에 티나를 찾아가고 티나의 집에서는 가스 누출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 티나와 엘리엇을 둘러싼 일련의 위기 상황은 과연 누구의 계략이며 어떤 중요한 비밀이 대니에게 있는 것인지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구간이다. 이렇게 사건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쫒고 쫒기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미지의 힘에 의해 전달되는 죽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소설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데 한 몫을 더한다. 이 책은 자식을 잃은 슬픈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해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거쳐 스릴러로 진화한다. 어떤 부분에선 공포 소설이 되었다가 드라마를 선보이기도 한다. 여러 장르를 뛰어넘으면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와 상황을 반전시키는 놀라운 기술을 작가는 선보인다. 딘 쿤츠라는 작가는 이번 기회에 처음 접하게 된 작가인데 작가의 말만 봐서도 이 작가가 얼마나 괴짜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소설에서 보여준 빠른 전개와 이야기 흐름은 과연 40년도 넘은 책이 다시 번역되어 나올 수 있게 만든 힘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작가의 길 안내를 따라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도달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영화 한편을 끝까지 본 것 같은 후련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재밌는 스릴러로 정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