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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
마스다 타다노리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은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다.
매그놀리아 거리, 흐림
밤에 깨어나
복수의 꽃은 시들지 않는다
계단실의 여왕
책의 구성과 제목에서 얼핏 유추해볼 수 있듯이 메인은 “계단실의 여왕”이다.
왜 그런지 그 이유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다.
첫번째 매그놀리아 거리, 흐림의 주된 내용은 살인을 결심한 사람이 악인이라고 생각한 사람에 대해 복수하는 내용이다.
사이키에게 딸을 납치했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온다. 딸을 감금하고 있고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을 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사이키를 매그놀리아 거리로 불러낸다.
처음 사이키는 매그놀리아 거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범인의 전화를 통해 3달전 사건을 기억해낸다.
3달전 그날 사이키는 빌딩 꼭대기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남자를 목격했었다.
구경꾼이 많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일행과 함께 그 남자가 자살을 할지 말지에 대해 내기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여러 사람들이 빌딩 위에 남자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참다 못한 사이키가 후딱 뛰어내리라고 하자마자 그 남자는 바닥에 떨어진다.
범인은 사이키가 그 남자를 죽인 것과 다름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다수에 가려져있는 자신을 과신하여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게했고 또 그의 딸을 납치하게 되는 결말로 이끌었다.
마치 우리 사회에서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아무렇지 않게 나쁜말을 배설해대는 악플러들을 비추는 것 같아 씁쓸했다.
범인은 3달전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자살하는 것은 바로 범인이었다. 자신이 자살하기 전에 사이키가 그의 딸이 갇혀있는 곳을 알아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만든 것이다.
과연 사이키는 무사히 그의 딸을 구할 수 있을까?
두번째 소설, “밤에 깨어나”는 묻지마 습격 사건이 주가되는 내용이다. 다카하시가 주인공인데 묻지마 습격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면서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된다. 다카하시를 감시하는 자경단 세력과 그의 동네 주변인물들, 그 사이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다카하시와 그의 친구의 전략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과연 그는 자신에게 씌여진 혐의에 대한 결백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소설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묻지마 습격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부분과 또한 다카하시로 대표되는 범인으로 오해될 만한 이 시대의 사람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세번재 소설은 사와이라는 주인공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 위협적인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게 되고 이 상황이 우연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로 부터 비롯된 결과인 것을 깨달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5년전 그는 친구 니시다와 함께 니시다 집안의 칼을 훔치고 그것을 하야카와에게 뒤집어 씌우는 방법으로 일을 꾸몄다. 그 일로 하야카와가 자살하게 되었고 하야카와의 외삼촌이라는 사람이 사와이와 친구들에게 복수를 다짐한는 말을 전한다.
바로 그 사람이 사와이와 가족들을 노리는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사와이는 니시다를 만나게 되고 니시다도 자신의 딸이 납치되는 상황에 치닫게 되는데,
과연 사와이는 복수의 덫에서 탈출 할 수 있을 것인가?
네번째 소설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강력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심리묘사가 뛰어나고 상황 전개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계단실의 여왕이라니 제목에 대한 부분도 소설을 읽고 실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은 주인공이 아파트 계단실 7층과 8층 사이에서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이 여자를 구하기 위해 신고를 할 것인지 그냥 지나갈 것인지 부터 시작해서 한참을 고민을 한다.
그 고민 하나하나를 자세히 묘사하는데 상황이 매우 웃기다. 쓰러져 있는 여자가 아파트에서 오가며 봤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왜 여기에 쓰러져 있는지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러다가 위층에서 계단실로 내려오는 인기척을 느끼고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으로 내려온 그녀에게 느닷없이 어떤 남자가 나타나 강압적으로 몇가지를 물어본다. 그러다가 그 남자가 쓰러져 있는 그 여자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거절하지 못하고 같이 그 여자를 찾아준다고 한다.
과연 주인공은 쓰러진 여자와 험악한 남자 사이에서 잘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스릴감과 웃음을 주는 짧지만 강력한 단편이었다.
이야기들이 모두 고퀄리티다.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쓰였지만 심리 묘사와 상황 설정, 인물과의 관계도 허투로 만든 것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계단실의 여왕에서 보여주는 심리 변화에 대한 전개는 감동스러울 정도로 재미를 준다. 오랜만에 읽을 부분이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며 읽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