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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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소녀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소설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작가가 두 명이다. 책날개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과 같이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 이 두 명의 작가가 쓴 소설인데 개인적으로 두 명의 작가가 어떤 식으로 협업을 했을지 궁금하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꽤 두껍게 느껴지는 두께다. 하지만 잘 짜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금세 읽을 수 있다.

등장인물 구성이 2009년에 개봉한 영화 클로이를 닮았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내내 화자의 모습을 상상할 때 클로이의 주인공들이 오버랩되곤 했다. 물론 전개되는 이야기는 다르다.

소설의 화자는 두 명이다. 한 명은 방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28살 제시카 페리스, 제스라는 이름으로 줄여서 불리기도 한다. 두 번째는 정신과 의사 리디아 실즈 박사이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뉴욕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제시카는 우연히 500달러를 준다는 실험을 듣고 실즈 박사의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자신의 비밀까지 털어놓은 제시카에게 더 큰 보수를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오고, 제시카는 이를 받아들인다.

실즈 박사의 실험에 참여하면 할수록 제시카는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실즈 박사가 만들어 놓은 상황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실즈 박사를 조사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이 실험에 참여했다가 자살했던 에이프릴이라는 여자에 대해 알게 되고, 실즈 박사가 상황을 조작해 제시카에게 만나게 하려는 인물이 실즈 박사의 남편 토마스임을 알게 된다.

실즈 박사의 실험은 조금씩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게 되고 제시카는 토마스와 실즈 박사, 둘 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연 실즈 박사의 실험 목적은 무엇이고, 이전 연구 대상인 에이프릴의 죽음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토마스, 실즈 박사 둘 중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은 결말로 향하고 있다.

처음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면서 재밌게 읽었다.

마냥 순진하게 당하기만 할 거라고 예상했던 캐릭터인 제시카의 반격도 인상 깊었고, 토마스의 일관된 캐릭터 설정도 실소하게 했다. 다만 중반 이후 무섭게 돌변하는 실즈 박사의 집착은 스토커에 못지않은 오싹함을 느끼게 했다.

띠지에서 이미 "이상한 정신과 의사를 조심하라"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다.

제목 익명의 소녀는 제시카가 실즈 박사의 설문조사에 참여하면서 부여받은 "52번 피실험자"를 의미한다. 사실은 이 제목으로만 보면 익명이 보장된 실험에 참여하면서 그 실험 자체가 미스터리의 중심 소재로 전개될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화자에 실즈 박사가 놓이면서 그 궁금증은 금세 풀리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제목에 약간 아쉬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흡입력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들의 예측 불가능한 전개들이 소설을 끝까지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개인적으로 영화화돼도 손색이 없을만한 이야기와 깔끔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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