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첫번째 - 2022 시소 선정 작품집 시소 1
김리윤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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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절에 발표된 시와 소설 하나씩, 총 8편의 작품을 실은 단행본이다. 다양한 작가님의 작품들을 한 번에 읽어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특히, 평소에 시를 거의 읽지 않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시를 4편이나 읽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사실 시 자체를 학생 때 시험을 위해서만 접해왔었어서 ‘시=어렵다’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학생 때 이후로는 스스로 찾아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여전히 많이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시소>에서는 시인과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있어서 그 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시에 대해, 그리고 시인의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인터뷰를 읽고 나면 그 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인터뷰를 다 읽고 나서 똑같은 시를 여러 번 읽어보았는데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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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터 - 사라지게 해드립니다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김중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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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세상의 모든 물건 혹은 사람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딜리터인 강치우가 엮인 소하윤의 실종사건과 함스푸드 회장 함훈의 의뢰를 중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여분의 레이어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픽토르 조이수를 만나면서 이 사건들의 실마리를 잡는 강치우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딜리터라는 직업 설정뿐만 아니래 현실 반대편은 포토샵처럼 여러 레이어로 구성이 되어있고 그곳을 마음대로 보고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다. 설정이 신선했던 만큼 가볍게 훅훅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다만, 소설 속에서 딜리터는 사물이나 사람만 삭제할 수 있고 ‘기억’은 삭제 대상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던 설정이 약간 아쉬웠다. 결국 소설 속에 나오는 딜리터들도 물건이나 사람이 국한되어서만 딜리팅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소재가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설정까지 추가가 되었다면 조금 더 나이나믹한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강치우와 주변 인물 간의 연계성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각각의 일이라고 생각되었던 사건들도 마지막에는 다 이어져있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

소설 속에서 딜리팅 된 사람들은 여분의 레이어 안에서 이생의 삶을 잊은 채 새로운 삶을 보내고 있었다. 현실 속에서 고통을 견뎌내기 어려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곳으로 넘어간 사람들은 그곳에서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정말 행복한 걸까? 아니면 고통이 있는 삶 속에서 그 고통을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까? 개인의 성격 그리고 고통의 강도에 따라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어차피 여분의 레이어라는 가상 속 공간이 없는 우리에게는 고통을 단순히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그 고통을 인생을 필연적으로 훑고가는 하나의 파도로 생각하고 그 위에서 오히려 서핑을 하는 삶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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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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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선자의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대로 전개된다. 어렸을 적부터 결혼을 하고 오사카에 넘어가 살아가는 모습까지 정말 고난과 역경 그 자체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일하는 선자와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로웠다. 정말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과 핍박을 안고 살아간 듯하다. 하루하루가 피 말릴 것 같은데 그 속에서 꿋꿋이 일하고 자식을 먹여 살리며 살아온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에게 ‘고향'이란 정말 강력한 단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삭이 천국을 설명하려고 했을 때, 선자가 마음속으로 그린 천국의 모습은 고향이었다. 투명하고 빛나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p.376) 고향이 뭘까… 고향이 폐허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실제 거기서 살았을 때 또한 궁핍하게 살았었는데도 나고 자란 고향이라는 이유로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 심리가 이해가 되면서도 참 신기했다. 현실이 너무 고달프니까 그 과거조차 미화되어 보이는 걸까. 나의 찬란했던 시절을 보낸 곳, 추억을 나눈 사람들이 있는 곳을 결국 고향이라고 하며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 그리고 고향을 빼앗겨버린 일제강점기 때는 그러한 그리움이 더더욱 강했겠지.

보통 번역본이면 번역 특유의 어색한 문장이 있는데 읽으면서 어색하다고 느껴진 적이 한 번도 없을 만큼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그만큼 번역에도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쓴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술술 읽혔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 배경 설명 모두 굉장히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서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소설이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2편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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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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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집인 줄 알았는데 각 챕터마다 같은 주인공들이 계속 나와서 여러 편에 걸쳐서 이어지는 옴니버스 형태의 소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윤조와 명,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다만, 나에게는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던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나서도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뭔지 사실 확 와닿지가 않았어서 그런지 찝찝한 느낌이 있었다.

‘녹색 갈증’이라는 표현 자체는 인간에게는 “자연과 생명체에 이끌리는 경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으로의 회귀본능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주장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윤조와 명이라는 생명체에 이끌리고 있고 그들과 연결되려는 끊임없는 욕망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상 그것보다 내가 캐치하지 못한 무엇인가가 숨겨져있는 것 같다. 이런 숨은 의미를 잘 캐치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좋은 소설일 듯 하지만 나에게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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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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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그러고는 두일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정말 그게 궁금해?”

그러고는 주저 없이 뒤돌아 집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두일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분위기에 휩쓸려 잠시 잊고 있었다. 철수는 연쇄살인범이었다. (p.156)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그려질 만큼 영화 같았고 확실한 페이지터너였다. 연쇄살인범과 한 집에 같이 살면서 10년 전 미제 사건의 진범을 다시 수사해나가는 형사의 이야기로 설정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어서 몇 시간 만에 완독할 만큼 빠르게 읽혔다.

다만, 주인공 두일과 가족의 행동이 답답한 부분들이 있었다. 두일은 10년 차 형사인 것치고는 굉장히 눈치가 없었고 두일의 아내인 수진은 매사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었다. 또, 아들인 민기가 프로파일러가 꿈이라며 친구들과 같은 사건을 조사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프로파일링에 관심을 보이게 된 건지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한 배경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두일의 가족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는 데는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 삶의 과정들이 있었을 텐데 그런 설명이 부재했었어서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고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전개와 몰입감으로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영상화가 되면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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