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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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선자의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대로 전개된다. 어렸을 적부터 결혼을 하고 오사카에 넘어가 살아가는 모습까지 정말 고난과 역경 그 자체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일하는 선자와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로웠다. 정말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과 핍박을 안고 살아간 듯하다. 하루하루가 피 말릴 것 같은데 그 속에서 꿋꿋이 일하고 자식을 먹여 살리며 살아온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에게 ‘고향'이란 정말 강력한 단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삭이 천국을 설명하려고 했을 때, 선자가 마음속으로 그린 천국의 모습은 고향이었다. 투명하고 빛나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p.376) 고향이 뭘까… 고향이 폐허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실제 거기서 살았을 때 또한 궁핍하게 살았었는데도 나고 자란 고향이라는 이유로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 심리가 이해가 되면서도 참 신기했다. 현실이 너무 고달프니까 그 과거조차 미화되어 보이는 걸까. 나의 찬란했던 시절을 보낸 곳, 추억을 나눈 사람들이 있는 곳을 결국 고향이라고 하며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 그리고 고향을 빼앗겨버린 일제강점기 때는 그러한 그리움이 더더욱 강했겠지.

보통 번역본이면 번역 특유의 어색한 문장이 있는데 읽으면서 어색하다고 느껴진 적이 한 번도 없을 만큼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그만큼 번역에도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쓴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술술 읽혔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 배경 설명 모두 굉장히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서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소설이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2편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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