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들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단순히 이 인물은 이런 일을 했고 이런 사람이었다만 얘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시대적 배경까지 같이 설명해 주어서 그 사람에 대한, 그리고 그 시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특히 사도세자와 어우동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이전까지 사도세자는 단순히 뒤주에 갇혀 죽은 비운의 세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영조의 너무나 과한 기대와 꾸짖음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펼쳐보지 못하고 죽게 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지금으로 보면 학대나 가스라이팅 아닐까 싶다. 신하들 앞에서 심하게 꾸짖어 세자로서의 위상을 아주 떨어뜨려놓으면서 결국 사도세자로 하여금 자신을 못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 한 개인의 인생을 아주 망가뜨려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우동은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이미지 때문에 당연히 기생일 줄 알았는데 양반가의 딸이었고 또 여러 남성과의 불륜 스캔들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는 거, 그런데도 그 남성들 중에 어느 누구도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는데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종 때부터 그놈의 유고 사상이 자리 잡게 되었고, 그 본보기로 어우동이 이용당했다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미 이전부터 여성의 인권은 보장되진 않았겠지만 이 계기로 여성의 자유가 더 억압되었기 때문에 안타까웠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만나면서 그 시대상과 현시대상을 연결해 볼 수 있게 시각을 확장해 주었다는 게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