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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 ㅣ 새소설 11
류현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평점 :

뭔가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아니 무슨 이런 가족이 있다고?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충분히 있을만한 가족 간의 불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현실적인 게 더 기괴한 법이다. 첫 프롤로그에서 한 쌍의 부부가 죽어가는 모습으로 시작을 하고 이후부터 각 자식의 입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술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 안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누군가 그런 말을 했던 것도 생각났다. 자식은 선불이고 부모는 후불이라고. 자식은 태어날 때 이미 기쁨과 행복을 다 줘서 자식한테는 베풀기만 해도 억울하지 않는데, 부모한테는 이미 받아먹은 건 기억나지 않고, 내가 내야 할 비용만 남은 것 같아 늘 부담스러운 거라고. (p.119)
제목이 참 현실적인 것 같다. 가족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장 질기고 떼어낼 수 없는 족쇄가 되어버리곤 하니까.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받는 고통은 정말 더 끊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질긴 족쇄’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 이런 불화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런 감정의 흐름을 겪겠구나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약간은 불쾌해지는 소설이었지만 흡입력은 좋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