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하는 자세 - ‘첫 책 지원 공모’ 선정작
이태승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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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회사원과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단편 소설집이다. 다양하지만 ‘근로자'라는 같은 카테고리에 묶인 주인공들이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으레 겪을만한 위기 상황들을 겪곤 한다. 고지식하고 답답한 팀장, 잔인한 사내 투표, 팀원 관리와 같이 단지 소설로만 받아들이기에는 굉장히 현실적인 상황들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작가 스스로가 현재 세종시에서 행정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찐 근로자라 이야기들이 한층 더 현실적인 듯하다. 이런 소설의 재미는 자신을 주인공에 대입해 보며 같이 화내고 행복해하면서 공감하는 과정에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까지 가자> <재능의 불시착> 같은 일과 관련된 현실적인 소설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도 추천한다.


계속 이렇게 꾸지람을 듣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이라도 자는 게 더 생산적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회의를 줄이기 위한 회의를 하자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 같았으니까요. 시-정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려 했는데 시-발이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책상 위에 놓인 선인장 화분을 통째로 집어던졌죠. 창문 깨지는 소리와 함께 깨진 구멍으로 비바람이 몰려 들어왔습니다. 그제야 잠이 확 달아나더군요. 바람이 불어오는 맞은편 책장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과 같은 책들이 꽂혀 있었습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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